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8.22 07:25

–1.8% 우려한 '워스트 시나리오'에 가까워져…기준금리 동결할 듯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창궐하면서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다소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와함께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연 0.50%인 기준금리의 경우 동결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만 0.75%포인트를 인하하면서 실효하한에 근접한 만큼 당분간 더 내릴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률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에 쏟아진 사상 최장 기간의 장마가 내수 회복을 더디게 만든 가운데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지난 21일 신규 확진자는 324명으로 166일 만에 300명을 넘었다.

특히 수도권 확진자 증가로 하반기 반등을 꿈꿨던 우리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이미 코로나19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3.3% 역성장하면서 예상을 밑돌았고 수출은 3월부터 다섯 달째 감소 중이다. 8월 1~20일 수출도 전년동기 대비 7.0% 줄어 회복이 불투명하다.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없다고 전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0.2%로 제시했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워스트 시나리오상으로는 –1.8%”라고 언급했는데 최근 상황은 워스트에 가까운 쪽으로 흐르고 있다. 시장에서도 하향 조정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하락폭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2분기 회복됐던 내수경기가 3분기에 다시 위축될 위험이 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이 반영된다면 이번 금통위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은 당초 시나리오 중 워스트에 가깝게 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진정 추세와는 달리 한국은 지난 14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며 “서울과 경기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연일 속출하면서 2차 대유행 위기감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자가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확진자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수록 경제활동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은 그 만큼 지연되거나 오히려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올해 성장 전망치를 –1% 내외 정도 수준까지는 하향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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