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8.22 13:20

가격 경쟁력·역대급 사은품 '흥행 요인'…"카메라 모듈 안쪽 결로 현상에 대한 적극적 대처 필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5일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5일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사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역대급 사은품을 내걸면서 공식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갤럭시노트20의 첫날(14일) 개통량은 역대 최다인 25만8000여대로 집계됐다. 기존 역대 최다 개통 기록이었던 2017년 갤럭시S8의 25만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10과 첫날 개통량을 비교해도 10% 정도 많은 수준이다.

사전 예약 판매량 역시 전작의 90% 수준을 달성했다. 갤럭시노트20의 사전 예약 판매량 규모는 전작 갤럭시노트10의 동일 기간 대비 약 90%였고, 2018년에 출시한 갤럭시노트9와 비교하면 약 1.6배 많았다.

다만 향후 성패는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21일 전 세계 약 70개국에 공식적으로 출시된 가운데, 국내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6월 이후 가까스로 회복된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갤럭시노트20의 카메라 내부에 습기가 차는 '결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이 해소되지 않으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과 '갤럭시 버즈 라이브'로 승부수…출시 후에도 파격 혜택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S20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신제품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노트20는 전작 대비 80% 빨라진 반응속도로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제공하는 'S펜'과 새로워진 '삼성 노트', 클라우드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엑스박스 게임패스 지원, 한 단계 진화한 프로 동영상 모드 등 최신 혁신 기술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판매량 확대를 위해 소비자의 수요가 높은 기능을 중심으로 탑재했고, 이를 통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전작과 출고가를 비교해보면 파악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20의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10과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S20의 출고가가 124만8500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업그레이드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경우에도 출고가는 145만원2000원으로, 갤럭시S20 울트라(159만5000원)보다 15만원 가량 싸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사전 예약에 역대급 사은품을 내걸었다. 사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최신형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공짜로 준 것이다.

이 제품은 삼성의 무선이어폰 중 최초로 노이즈 캔슬링이 적용됐으며, 가격은 19만8000원에 달한다. 이러다 보니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구매할 계획이 있거나 사용해보고 싶은 고객들이 사전 예약에 대거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공식 출시 이후에도 초기 구매자에게 사전 구매자와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8월 구매 고객은 갤럭시 버즈 플러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컨트롤러 패키지, 네모닉 미니 프린터, 삼성 케어 플러스 1년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유튜브 프리미엄' 4개월 무료 체험 서비스, '밀리의 서재' 3개월 무료 구독권, '윌라' 3개월 무료 구독권, '갤럭시 스토어' 웰컴 패키지 등 다양한 콘텐츠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초기 구매자 혜택을 강화한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갤럭시노트20 흥행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카메라 렌즈 안쪽에 물방울 맺혀"…품질 이슈로 흥행에 제동 걸리나

신제품은 국내 IT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카메라 모듈 안쪽에 습기가 차는 '결로 현상'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커뮤니티 '삼성멤버스'에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카메라 렌즈 안쪽에 물방울이 맺혀 사진을 찍으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일부 소비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방수폰은 내부의 기압 유지를 위한 에어번트홀에 고어텍스가 부착돼 있어 공기와 공기 중의 습기가 유입될 수 있으며, 급격한 온도차 발생시 습기가 응결돼 결로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방수폰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제품 외·내부의 온도 차이가 크면 내부 습기가 응결돼 결로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스마트폰의 카메라 결로 현상은 이전에도 종종 제기돼왔다.

(사진=삼성멤버스 홈페이지 캡처)
한 소비자가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 올린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카메라 모듈에 습기가 찬 모습. (사진=삼성멤버스 커뮤니티 캡처)

이런 해명에 맞서 소비자들은 이번 신제품이 유독 그런 빈도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IT 유튜버 '테크몽'은 차량 에어컨 온도를 18도로 맞춘 상태에서 갤럭시노트10 플러스와 갤럭시S20 울트라,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차례로 송풍구 앞에 두고 5분 정도 시간이 지난뒤 습기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만 물방울이 맺히는 것이 확인됐다. 앞의 두 제품에는 물방울이 맺히지 않았다.

테크몽은 마이크 구멍의 위치를 원인으로 추정했다. 마이크 구멍은 일반적으로 카메라 모듈 정면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경우에는 이 마이크 구멍이 카메라 모듈 측면에 위치한다.

특히 스마트폰 케이스를 씌우면 공기 순환이 어려워져 결로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추측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공식 채널에서 품질 이슈와 관련한 별도의 입장을 내놓고 있진 않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슈에 대한 발빠른 대처가 흥행 성패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신제품이 다른 기종보다 상대적으로 습기가 잘 발생하는데 회사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면 과연 소비자들이 쉽게 납득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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