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8.23 18:35

60세 이상 환자 32% 차지…'깜깜이' 환자 20% 육박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4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국민방송 캡처)
정은경(사진 왼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사진=KTV국민방송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일 400명에 육박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최고 수위인 3단계로 격상할 필요성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한 것을 정점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당분간은 확진자 숫자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대유행 위기를 앞둔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397명으로 집계돼 최근의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현재 감염 노출자와 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연일 크고 작은 새로운 집단발병이 확인되고 있어 확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 문제에 대해 "유행의 양상과 규모, 그리고 확대되는 속도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3단계 적용에 대한 필요성을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며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내에서 필요성과 시기, 방법 이런 것에 대해서 계속 논의를 하면서 검토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3단계에 해당하는 일일 확진자 수,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등의 지표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참고 기준"이라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3단계 격상 요건에 대해서는 현재는 2주간 일일 평균 100∼200명, 1주에 2번 이상의 더블링(일일 확진환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경우)되는 부분들에 대한 조건들을 참조지표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조건들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고령환자, 중환자,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환자 증가세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이 증가해 32%에 달한다. 위·중증 환자도 30명으로 증가했고, 이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관련 환자가 4명으로 가장 많은 감염경로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또 하나의 위험 요인은 '조사 중인 확진자'(깜깜이) 비율이 거의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또 다른 대량 노출이 확인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방대본은 이와 함께 이날부터 전국에 적용된 거리두기의 2단계 조치가 효과를 나타내려면 1주일 이상이 걸린다며 국민적 협조를 촉구했다.

정 본부장은 "국민들께서 거리두기 수칙을 잘 준수해 주느냐에 따라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2단계 적용에 대한 영향은 적어도 1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3월 대구·경북의 폭발적 유행을 통제할 수 있었던 동력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 실천이었다"며 "2가지를 실천해주시길 요청 드린다. 가급적 집에 머물고, 사람들과 접촉할 때 마스크를 항상 제대로 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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