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8.25 10:31

연세대의대 박창욱 교수팀 "아토피부염에서 비염·천식으로 진행 미리 알면 사전 예방 가능"

왼쪽부터 박창욱, 이광훈, 박중원, 이정수 교수.
왼쪽부터 박창욱, 이광훈, 박중원, 이정수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아토피피부염이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행되는 것을 예측하는 ‘바이오 마커’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견됐다. 이에 따라 만성적인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예후와 경과를 추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의대 피부과 박창욱 교수팀(이광훈 명예교수, 알레르기내과 박중원 교수, 양산부산대병원 이정수 교수)은 하버드의대 피부과학교실과 공동으로 ‘알레르기 행진’을 예측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냈다고 25일 밝혔다.

아토피피부염은 피부 가려움증과 건조함을 동반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대표적인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은 영유아기에는 유병률이 20%에 육박하고, 학령기 때는 10% 전후, 성인기엔 1~3%로 전 연령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면역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성장하면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행을 막기 위해 사전에 알레르기 진행 가능성을 예측해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 환자 50명(AD)과 아토피피부염 호흡기알레르기 환자 50명(AM), 피부질환이 없는 건강한 21명(HC) 등 모두 121명의 피부조직을 수집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호흡기알레르기까지 진행된 집단은 아토피군과 정상군과 비교해 단백질 FABP5(Fatty acid binding protein 5)의 발현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FABP5는 지질의 운송, 대사에 관여하는 기능을 가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병변뿐 아니라 폐에서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또 마우스모델을 만들어 실험했다. 그 결과, 마우스에서도 알레르기 행진을 보이는 군은 아토피피부염 그룹과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FABP5의 발현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일관성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해 연구팀은 'FABP5'를 알레르기 행진을 예측하는 하나의 바이오 마커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또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 환자에서 2형 염증반응 외에도 FABP5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17형 염증반응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크론병, 피부건선 질환을 불러오는 17형 염증반응은 주로 전신 염증반응에 영향을 주며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질환과 연관이 있다.

박창욱 교수는 “알레르기의 경과와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면 추후 치료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이를 환자 교육에 활용할 경우 환자의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기대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eBio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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