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 기자
  • 입력 2020.08.25 10:46
모범형사 지승현 (사진=블러썸스토리, JTBC스튜디오)
모범형사 지승현 (사진=블러썸스토리, JTBC스튜디오)

[뉴스웍스=이동헌 기자] 지승현이 아닌 유정석은 상상할 수 없다.

JTBC 월화드라마 '모범형사'(극본 최진원, 연출 조남국, 제작 블러썸스토리·JTBC스튜디오)가 종영까지 단 1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정한일보 사회부 부장 유정석으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는 지승현이 매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대사들을 쏟아내며 ‘역시 지승현이 하면 다르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발한 지승현의 명대사를 짚어봤다.

1) “그 판도라의 상자 내가 닫을 겁니다. 희망이란 놈이 나오지 못하게. 단, 숨 쉴 구멍은 마련해두겠습니다. 살아는 있게”

김기태(손병호)가 이대철(조재윤)의 사형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녹취파일을 진서경(이엘리야)에게 보내자 유정석은 김기태를 찾아 “그 판도라의 상자 내가 닫을 겁니다. 희망이란 놈이 나오지 못하게. 단, 숨 쉴 구멍은 마련해두겠습니다. 살아는 있게”라며 경고했다. 

무표정하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 속에 느껴지는 서늘한 아우라로 보는 이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후배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던 ‘기자의 정석’ 유정석이 숨겨왔던 악인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대목이다.

2) “진실? 난 죽어 마땅한 놈을 죽였을 뿐이야”

7주 만에 유정석의 살인 과거가 드러나며 안방극장을 충격으로 물들였다. 유정석의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낸 강도창(손현주)과 오지혁(장승조)이 정한일보를 찾아 압수수색을 시작하자 유정석도 예상치 못한 전개에 평정심을 잃고 흔들리는 눈빛을 보였다. 형사들이 휩쓸고 간 후 진서경은 진실을 요구했고 이에 유정석은 “진실? 난 죽어 마땅한 놈을 죽였을 뿐이야”라고 거리낌 없이 답해 정한일보 기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숨겨왔던 유정석의 서사와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시청률도 최고치로 치솟았다.

3) “나는 살인자입니다”

극 초반 유정석이 보여준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역대급 결말이었다. 어제(24일) 방송된 15회에서 유정석은 ‘나는 살인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5년 전 고문경찰 조성기, 서부 경찰서 장진수 경사를 잇달아 살해했다는 사실을 정한일보 기사로 썼다. 

기사를 내보낸 후 유정석은 오종태(오정세)를 불러내 그와 몸싸움을 벌이다 다리 밑으로 투신했다. 때마침 현장에 도착한 강력2팀 앞 오종태의 모습은 부정할 수 없이 유정석 살인범이었다. 모든 게 유정석의 계략이었고 기사는 결국 유정석의 유서가 된 셈이다.

‘모범형사’ 속 지승현은 물오른 연기로 대사의 묘미를 100% 살려냄은 물론 마치 1인 2역을 보는 듯 유정석의 이중적인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공사구분 확실한 원칙주의자로 모범기자의 정석을 보여준 초반의 유정석과 누나의 죽음으로 인한 내면의 아픔과 외로움이 분노로 번진 유정석의 모습까지, 감정 표현이 직설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미세한 표정 변화와 눈빛 떨림만으로 한 컷 한 컷 완성해내며 마지막까지 임팩트를 안겼다. 

지승현이기에 가능했던 유정석이었고, 지승현이 만들어낸 유정석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긴 여운을 남겼다.

한편 ‘모범형사’는 25일 밤 9시 30분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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