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8.28 20:10

MS와 손 잡은 SKT vs '최저 요금' KT vs '최다 게임' LG유플러스 대결 팽팽
게이머 반응 대체로 '글쎄'…이용자 끌어모을 매력적인 게임 콘텐츠 '관건'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가 지원하는 여러 기기들. (사진제공=LG유플러스)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게임이 5G 이용자를 유치할 '킬러 콘텐츠'로 떠오르며 국내 이통 3사가 게임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이 가장 주력하는 사업 분야는 '클라우드 게임'이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PC, 스마트폰, 콘솔 등 기기와 장소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용자가 서비스에 접속하면 개인 서버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이 켜진다. 게임 플레이도 모두 이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뤄진다. 이용자들은 서버에서 보내준 게임 영상을 보고 동작 명령을 내린다. 

비싼 콘솔 게임기나 PC가 없어도 인터넷 환경만 갖춰진다면 고사양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게임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데이터와 시간이 아껴진다. 여러 게임을 오가며 이용할 수 있어 자유도도 높다.

200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거론되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5G로 날개를 달았다. 클라우드 서버를 오갈 때 속도 문제로 게임이 지연되던 현상을 5G가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보이자 지난해 초반부터 구글을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모두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 규모가 2018년 3억8700만 달러(한화 약 4586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한화 약 2조9630억원)로 6배 이상 커질 것이라 예상했다.

국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이통사들이다. 5G 시대가 시작하면서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해외 IT 파트너사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이들은 최근 각자만의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5G와 콘텐츠, 둘 다 놓칠 수 없는 이통사의 미래 먹거리인 만큼 '클라우드 게임' 각축전은 앞으로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3인 3색, 이통 3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SK텔레콤 모델들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T는 오는 9월 15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선보인다. 

구독형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을 이용하면 100여 종의 엑스박스 게임을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자기 소유 안드로이드 OS 기반 휴대폰, 태블릿에서 게임 이용이 가능하다. PC와 콘솔서는 다운로드 형태로 게임을 즐기면 된다. '마인크래프트 던전', '헤일로: 마스터 치프 컬렉션', '포르자 호라이즌4' 등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의 대표작들이 포진했다. 최종 게임 리스트는 출시 당일 확정될 예정이다. 

서비스 구독료는 월 1만6700원이다. 일반 게임 타이틀 1개 가격보다 싸다. 다른 이통사 고객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진수 SKT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MS와 함께 시범서비스를 11개월간 운영하며 네트워크 품질 개선, 게임 성능·UI 향상, 한국어 지원 확대, 마케팅 채널 구축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SKT는 오는 2023년까지 100만명 가량의 이용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를 제공해온 LG유플러스는 다수의 인기 PC 게임 라인업을 앞세워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파고든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부터 자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를 다른 서비스 이용자에게도 공개했다. 지포스나우는 글로벌 IT기업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PC 온라인게임을 일반 PC, 맥북, 5G스마트폰, IPTV에서 구동해준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독점 계약을 맺고 올해 1월부터 정식으로 지포스나우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유비소프트의 신작 '하이퍼스케이프'를 비롯해 '검은사막',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인기 PC게임 300여 종을 지원한다. 하반기에는 사이버펑크 2077 등 기대작도 나올 예정이다. 한번 접속 시 하루 최대 6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지포스나우 프리미엄' 제품의 구독료는 1만2900원이다. 하루 1시간 이용이 가능한 베이직 상품은 무료다. 

KT는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구축해 내놓았다. 핵심 전략은 '가성비'다.

KT는 지난 12일 구독형 스트링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를 정식 출시했다. 월정액 요금만 내면 스마트폰, PC, IPTV 등 100여 종 게임을 무제한 즐길 수 있다. 게임박스 공식 월 이용요금은 업계 최저인 9900원이다. 연말까지는 50% 할인을 적용한 월 4950원이다. 게임박스가 제공하는 총 100여종 게임의 스팀 기준 정식 구매 가격은 약 220만원에 달한다. 주요 게임은 '보더랜드3', 'NBA2K20', '마피아3' 등이다. KT는 매월 10개 이상 게임을 업데이트하며 연말까지 수량을 200개 가까이 늘릴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옮겨온 타사와 달리 자체 플랫폼을 구축한 것도 차별점이다. KT는 대만 기업 '유비투스'와 협력해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적으로 게임을 수급하고 서버 효율화, 가격 경쟁력 등을 확보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만들 방침이다. 이성환 KT 5G/GiGA 사업본부장은 "게임박스는 한국형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다"라며 "최신 인기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KT 모델들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 정식 출시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이용자 모으려면 게임 콘텐츠 확보에 공들여야

다만 이통3사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도 실제 이용자 호응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세 서비스는 공통적으로 PC·콘솔 게임을 기반으로 한다. 모바일과 PC·콘솔은 환경이 다르기에 기댓값도 다르다. 이용자들은 모바일 게임에는 자유로운 환경과 편의성을, PC·콘솔 게임에는 높은 그래픽과 게임성을 조금 더 기대하기 마련이다. 게임 시장이 커지며 이미 기기 환경을 다 갖춘 헤비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굳이 고사양 PC·콘솔 게임을 지연 문제를 감수하면서까지 클라우드 게임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신 게임보다 출시 이후 시간이 조금 지난 게임들 위주로 라인업이 꾸려진 것도 아쉽다. SKT 게임 패스 얼티밋의 헤일로: 마스터 치프 컬렉션, 포르자 호라이즌4, KT 게임박스의 보더랜드3, NBA2K20 등 주력 게임들은 대다수 출시한 지 1년이 지난 게임이다. PC·콘솔 대작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들은 이미 게임을 즐겨봤을 가능성이 크다. 

이통사의 주요 목적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혁신적인 개량보다는 5G 이용자 유치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용자 반응이 없다면 그마저도 신통치 않게 된다. 결국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실질적인 5G 킬러 콘텐츠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게임사와 협력해 양질의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게임 환경 문제를 뛰어넘고서라도 찾아올 만큼 매력적인 게임들이 여럿 있어야 이용자들이 모일 확률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들은 고객을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를 더 모으기 위해서는 이 서비스를 통해 통신사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라며 "홍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기 게임 등을 서비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IP 확보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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