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8.31 13:12

"우회출자 활용한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 우려 커져"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총수일가가 4% 미만의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익법인·해외계열사를 통한 우회출자 및 사익편취 사각지대회사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1일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5월 1일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4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292개)의 내부지분율은 57.6%로 전년대비 1.0%포인트 감소했다.

연속 지정집단 59개의 내부지분율은 58.5%로 0.1%포인트 줄었으나 신규지정집단 중 내부지분율이 낮은 집단으로 인해 전체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 감소폭이 확대됐다.

총수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7.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총수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2018년부터 감소 중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3.6%, 계열회사 지분율은 50.7%로 지난해보다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하락했고 기타(임원, 비영리법인, 자사주) 지분율은 2.7%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총수없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0.5%로 동일인·계열회사 지분율이 모두 하락해 지난해보다 3.1%포인트 감소했다.

총수일가는 55개 집단의 419개 계열회사(전체 계열회사 2114개 대비 19.8%)에 대해 지분을 보유했으며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10.4%(전체 2114개 대비 3.6%)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국타이어(47.3%), 중흥건설(35.1%), 케이씨씨(34.8%), DB(29.5%), 부영(23.1%) 순이며,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IMM인베스트먼트(0.2%), 에스케이·현대중공업(각 0.5%), 금호아시아나(0.6%)·하림(0.8%) 순이다.

55개 총수있는 집단의 계열회사 평균 지분율은 50.7%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계열회사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넥슨(94.0%), 장금상선(87.6%), 이랜드(85.5%) 순이며 낮은 집단은 동국제강(7.3%), 케이씨씨(22.6%), 한국타이어(22.9%) 순이다.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또 공익법인·해외계열사·금융보험사 등을 활용한 우회적 계열 출자 사례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공익법인이 출자한 계열회사(124개→128개), 해외계열사가 출자한 국내계열회사(47개→51개),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 계열회사(41개→53개) 모두 증가했다.

총수있는 55개 집단 소속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는 지난해 219개에서 올해 210개로 감소했으나 사각지대회사는 376개에서 388개로 늘었다.

규제대상회사가 가장 많이 감소한 집단은 다우키움(12개→2개)이며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두산(1개→3개)이다. 엘지는 2개사(엘지, 이스트애로우파트너스)가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에서 제외돼 더 이상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를 보유하지 않게 됐다. 장금상선(4개), IMM인베스트먼트(3개), KG(2개), 삼양(2개) 등 신규지정 4개 집단에서는 규제대상회사가 11개사 늘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의 평균 총수일가 지분율은 56.6%로 지난해보다 4.6%포인트 증가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많은 상위 3개 집단은 효성(15개), 한국타이어(13개), 중흥건설(13개) 순이다.

또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회사는 51개 집단 소속 388개사(총수있는 집단의 2114개사 중 18.4%)로 지난해보다 12개사 증가했다. 사각지대 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집단은 효성(32개), 호반건설(19개), 지에스·태영·넷마블(각 18개), 신세계·하림(각 17개) 순이다. 롯데, 한국투자금융, 네이버, 장금상선 등 4개 집단은 사각지대 회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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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체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현대자동차(4개), SM(5개), 태광(2개), KG(10개) 등 4개 집단이 21개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기존 집단이 보유하고 있던 순환출자 고리수는 3개 감소했으나 신규 지정된 KG의 순환출자 고리 10개가 추가됐다.

SM(1개), 중흥건설(1개), 태광(1개), 장금상선(1개), KG(2개) 등 5개 집단에서는 6개 상호출자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4% 미만의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의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고 공익법인이나 해외계열사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분 매각, 계열 분리 등에 따라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감소했지만 규제사각지대 회사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지난해에 비해 공익법인이 출자한 계열회사, 해외계열사가 출자한 국내 계열회사,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 계열회사 수가 모두 증가하면서 우회출자를 활용한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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