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9.01 20:05

강동경희대병원 서병관 교수(척추센터 침구과)의 '이상근증후군의 모든 것'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이상근증후군’을 아시나요. 근육이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환자는 원인을 몰라 병원을 전전하기 일쑤다. 강동경희대병원 서병관 교수(척추센터 침구과)에게 자칫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운 이상근증후군을 Q&A로 형식을 빌어 소개한다.

Q: 다리를 꼬고 오래 앉아있거나, 가부좌 자세에서 허리와 엉치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다. 허리디스크인 줄 알았는데 진단결과 아니라고 한다.

A: 디스크가 아니라면 골반 속 근육이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Q: 결국 자세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가.

A: 이상근은 고관절을 고정하거나 외회전을 맡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리를 꼬는 등 근육이 긴장하면 이상근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비대해져 다리로 가는 좌골신경을 압박한다. 이렇게 하면 엉덩이 뒤쪽과 다리 부위에 통증, 저림, 당김, 이상감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Q: 진단이 까다로울 것 같다.

A: 초음파, CT, 척추 MRI 검사 등으로 이상근 형태부터 석회화 정도, 다른 병변 동반 여부 등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상근과 골반 주변 연부조직을 평가하기 위해 골반 MRI검사도 시행한다.

Q: 환자들은 어떤 증상으로 오나.

A: 엉덩이 통증을 주로 호소하지만 허리, 사타구니, 회음부, 고관절과 더불어 드물게는 종아리, 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배변 시 항문이나 꼬리뼈가 아프다는 얘기도 한다. 여성 성교통이나 남성 발기부전 등 성기능 이상도 동반된다

Q: 집에서 이상근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A: 똑바로 누웠을 때 이상근증후군이 있는 방향의 발이 바깥으로 돌아가 있는 것이 관찰된다. 이때 통증이 있는 다리의 발이 바깥으로 돌아가 있으면 의심해볼 수 있다.

Q: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A: 이상근증후군을 요각통(腰脚痛)의 범주로 본다. 증상과 징후, 관련된 오장육부의 기능을 살펴서 장단기 치료전략을 세운다. 특히 신체 기능의 균형을 8강(陰陽, 寒熱, 虛實, 表裏)으로 나눠 변증을 진행한다.

Q: 진단방식과 치료가 양방과는 다를 텐데.

A: 건강에 대한 상세한 질문과 현재의 혀(설진), 맥(맥진), 배(복진) 등 신체 정보를 취합해 판단한다. 각 장기의 기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담음이나 어혈 등 병리산물의 누적은 얼마나 되는지 판단해 환자에게 맞는 한약을 처방한다. 최근에는 보골공진단 등 복용이 편한 환제 형태가 나와 제형을 바꾸는 추세다.

Q: 그것으로 근육 깊숙이 있는 이상근이 정상으로 돌아오나.

A: 고관절 깊이 위치해 있어 이에 맞는 충분한 길이의 침과 전기침 치료를 병행한다. 이상근 이외에도 동반된 연부조직 이상을 평가해 특화된 침 치료를 함께 한다. 봉독약침은 국소적인 염증 제거와 더불어 만성화된 통증 해소에 효과가 있다. 또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침도 사용한다.

요즘엔 매선요법도 시행한다. 경혈이나 경근, 경피, 경락 또는 통증과 질병을 일으키는 부위에 녹는 실을 넣어 혈자리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물리적 자극과 화학적 효과를 통해 회복을 촉진한다. 근골격계의 구조와 기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추나요법도 동원한다.

Q: 생활 속에서 이상근을 관리하는 요령은.

A: 결국 골반과 척추구조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 나쁜 자세나 습관, 반복된 동작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세가 나쁜 사람은 이상근 단축과 긴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자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서 있는 자세 또는 바로 누운 자세에서 할 수 있다.

또 고관절과 무릎을 구부리고, 엉덩이를 내전, 내회전하는 이른바 FAIR 포지션을 활용한다. 이상근증후군은 자칫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동작과 강도로 시작해 점진적 강화한다. 스트레칭 이후에는 허리와 엉덩이를 강화하는 운동을 근막이완법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상근증후군 의심해보세요

- 둔부 통증

- 앉아있을 때 통증이 심함

- 좌골절흔 부근의 압통

- 이상근의 긴장도를 증가시키는 모든 동작에서 통증 유발

- 하지직거상(무릎을 펴고 똑바로 누워 아픈 쪽 다리를 들어올림)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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