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9.05 13:15

현대硏 "비대칭 U자형 회복 이뤄진다면 빨라야 내년 하반기 코로나 이전 경제수준 도달"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 경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경상수지도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불황형 흑자’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2분기 성장률은 –3.2%로 잠정 집계됐다. 속보치에 비해서는 0.1%포인트 개선됐으나 지난 1분기에 이어 역성장을 지속했다. 또 –3.2%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1.3%로 제시했다. 이는 5월보다 1.1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준이나 3분기와 4분기에 전기 대비 1.3%씩 성장해야 달성 가능한 만큼 쉽지 않은 과제이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겨울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2.2%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현재 상황은 이쪽에 더 가깝다.

경상수지도 ‘불황형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다. 7월 경상수지는 74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흑자가 석 달째 이어졌다. 특히 상품수지가 69억70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가 없었던 지난해 7월보다도 7억9000만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상품수지 개선은 수출(-10.8%)보다 수입(-14.2%) 더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이라 마냥 반갑지는 않다.

우리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은 3분기인 7월(-7.1%), 8월(-9.9%)에도 지속 감소 중이다. 8월 들어 일평균수출액이 3.8% 줄어든 18억3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코로나 시국 이후 처음으로 18억달러대에 진입했다. 이에 정부도 ‘선방’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등 일부 개선 여지가 보였으나 코로나 확산이란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2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회복 경로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며 “9월 수출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 따른 영향으로 통관일수가 전년 대비 2.5 일 가량 늘어나고 미국과 유럽의 수요와 지난해 낮았던 기저효과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감소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에 따른 경제활동의 둔화 영향 및 점진적인 대외 수요 개선 흐름을 감안하면 분기 기준으로 수출 감소폭이 축소해도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하다”며 “상반기처럼 주요 선진국이 경제활동을 봉쇄할 가능성은 낮지만 수시로 불거지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 변동이나 상반기 정부 정책효과 모멘텀 약화에 따른 민간 소비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대외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선진국 코로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국내 수출의 우상향 방향성도 지속되고 있으나 과거 위기 사례와 비교해 미국의 제조업 재고 소진이 덜 된 점, 더디게 회복되는 고용지표 등을 고려하면 회복 속도 자체는 느릴 것”이라며 “3분기 수출 증가율은 –8.0%, 4분기는 –6.0%를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자료제공=현대경제연구원)
(자료제공=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펴낸 ‘최근 경기 동향과 경기판단(3분기)’에 따르면 경기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3분기 들어 호우 피해,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회복 국면 진입이 지연되거나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존재한다. 

보고서는 “3분기 경제 상황이 2분기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향후 경기 방향성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비대칭 U자형 회복”이라며 “V자형 회복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 “비대칭 U자형 회복을 전제로 할 경우 코로나 이전의 경제 수준에 도달하는 시기는 빨라야 2021년 하반기경”이라며 “향후 경제 방향성은 코로나 확신 및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 정부 재정지출의 경기침체 방어 효과, 글로벌 경제 흐름과 수출 경기의 향방 등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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