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9.05 07:15

정승안 교수 "이낙연, 균형감·안정감 확보" vs "이재명, 외연확장 성공"…공통과제 '친문세력 견제 넘기'

지난 7월 30일 경기도청에서 만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환담하고 있다. (사진=KBS뉴스 캡처)
지난 7월 30일 경기도청에서 만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환담하고 있다. (사진=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핵심적인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당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근 '2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내면서 정치·경제적 스탠스를 차별화하고 있다. 

전국민적 관심사로 대두된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이 대표는 "고통을 더 당하는 분들께 더 빨리 더 두텁게 도와드리는 게 제도 취지에 맞다"며 '선별 지급론'을 펼쳤다. 

반면, 이 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민주당이 쟁취해 온 보편복지와 공평의 가치에서 이번에는 왜 벗어나려는 것이냐"라고 지적하면서 '보편지급론'을 굽히지 않았다. 더군다나 4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대표와 입장을 같이하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정조준 해 "준비된 재난지원금이 8조라면 국민 1인당 10만원씩 3개월 시한부 지역화폐 지급으로 가계지원, 자영업 매출증대, 기업생산증가, 국민연대감 제고 효과를 보고, 나머지로는 선별 핀셋지원하는 절충적 방안도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외견상으로는 홍 부총리에 대한 제안의 형태지만, 속으로는 선별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이 대표를 겨누면서 소기의 정치적 성과도 얻으려는 다목적 포석의 견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사가 노리는 '다목적 포석'이란 대체적으로 △이낙연 대표급으로 정치적 체급 올리기 △선제적 이슈 주도 전문가로서의 이미지 강화 △'서민 살림의 대변인'이란 위상 취득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한달 동안만 해도 여론조사 1위 자리를 놓고 두 사람의 지지율은 엎치락 뒤치락했다.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의 지난 8월 11일~13일 여론조사에선 이 지사가 1위를 했지만 지난 8월 24일~2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가 1위를 하는 등 용호상박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월 11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정치 지도자(대통령) 선호도 1위는 19%를 기록한 이재명 지사였고, 이낙연 의원이 17%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윤석열 검찰총장(9%)였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 무소속 홍준표 의원(2%)이 그 뒤를 이었다. 

좀더 최근의 여론조사에선 1위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2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8월 24∼28일 전국 성인 2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표에 대한 선호도는 전월보다 1.0%포인트 내린 24.6%로 조사됐다. 4개월 연속 하락이다. 반면, 이 지사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전월보다 3.7%포인트 오른 23.3%를 기록했다.

정승안 동명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권주자로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물론 정 교수는 지극히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해서는 "2년후 대선은 사실상 '통일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될 것 같다"며 "이낙연 전 총리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리더로서의 중후함과 균형감·안정감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국무총리 시절의 예리하면서도 유머감각 넘치던 기질은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매사에 너무 신중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론적인 발언에 치중하는 편이어서 정확한 방안을 콕 찍어서 내놓는 시원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리로서의 재목과 대통령으로서의 재목은 좀 다른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이재명 지사는 정치적인 힘과 배짱이 두둑한 편이라고 본다"며 "그동안은 외연이 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과거 박원순계로 분류되던 사람들을 상당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여서 외연 확장이 많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슈를 선점하고 치고 나가는 추진력도 좋고 정책도 많이 준비돼 있는 듯이 보인다"고 호평했다.

이어 "이 지사 입장에선 여전히 당내 입지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끊임없이 준비하면서 결정적인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찬스 포착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두 사람 모두가 극복해야 할 장벽으로 '친문세력의 견제'를 손꼽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경남 양산 사저로 돌아간뒤 '전임 대통령 감싸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것인지에 대한 믿음을 더 많이 주는 사람이 '친문 표'를 받기 쉬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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