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삼' 임허규 "웹소설, '원 소스 멀티 유즈' 최적화 콘텐츠"
'요삼' 임허규 "웹소설, '원 소스 멀티 유즈' 최적화 콘텐츠"
  • 전다윗 기자
  • 승인 2020.09.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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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웹소설 작가 지망생, '퀄리티는 배신하지 않는다'란 진리 잊지 말길"
뉴스웍스와 인터뷰 중인 '요삼' 임허규 작가.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와 인터뷰 중인 '요삼' 임허규 작가.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필명 요삼. 임허규 작가는 웹소설 업계에서 대부로 통한다. 웹소설의 위상이 지금 같지 않던 시절, 기반을 다졌던 작가 중 한 명이다.

지난 2007년부터 문피아에서 연재했던 '에뜨랑제'가 그의 대표작이다. 2010년에는 에뜨랑제를 모바일 앱 형태로 출간했다.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일이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현재 웹소설 플랫폼들의 시초 격인 셈이다. 아마존닷컴에서 한국 장르문학 최초로 연재된 작품도 에뜨랑제였다.

그의 커리어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직도 임 작가는 웹소설 업계에서 후배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현재 네이버·카카오 등에서 새 작품 '전신의 강림'을 연재 중이다. 전작인 에뜨랑제, 프렐류드, 양아치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임 작가의 팬들은 이러한 세계관을 통틀어 '요삼월드'라고 부른다. 깊이 있는 세계관과 설정은 팬들이 꼽는 임 작가의 최대 강점이다.

◆'서울대 공대→특전사→삼성→벤처 CEO' 거쳐 웹소설 작가 정착

관록의 베테랑이지만 첫 시작은 단순한 취미활동이었다. SF소설이 쓰고 싶어 한두 자 적던 글이 어느새 직업이 됐다. 그는 "살다 보니 웹소설 작가가 됐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웹소설 작가가 되기 전 밟아왔던 이력도 다채롭다. 서울공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공과대학에 입학했다. 졸업후 ROTC 24기로 임관, 특전사 중위로 전역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전략기획실에서 일했다. 삼성 퇴사 후 벤처기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경력은 집필 활동의 밑거름이 됐다.

임 작가는 "무엇보다도 삼성 시절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며 글쓰기를 배웠다"고 할 정도였다. 회사에서 쓰는 보고서·리포트와 웹소설은 맥락이 같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보고서와 소설 모두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근거가 적절해야 하고,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며 "결국 결정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점도 같다. 회사의 결정권자가 상사라면 웹소설에서는 독자다. 둘 다 높은 사람(상사·독자)의 허락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 5년 만에 25배 이상 커져

최근 웹소설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5000억원을 넘겼다. 2014년만 해도 200억원 규모였다. 약 5년 만에 25배 이상 커졌다.

임 작가는 "웹소설의 미래는 밝다. 현재는 콘텐츠 시대"라며 "이야기가 모든 것의 기준이 된다. 웹툰, 드라마, 영화 업계 모두 재밌는 원작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는 항상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가 꼽은 웹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이다. 웹소설을 "'원 소스 멀티 유즈'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봤다. 원 소스 멀티 유즈는 하나의 창작물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뜻한다. 성공한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과 영화가 제작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임 작가는 이러한 N차 창작을 통한 웹소설의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2·3차 창작물이 생기면 향후 해외 진출에도 용이하다"며 "가령 웹툰을 거치면 '뉘앙스'를 번역할 수 있다. 글로 작성한 웹소설은 해외 진출 시 필연적으로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힌다. 이때 웹툰이라는 중간 매체를 거치면 그림으로 디테일한 설명이 가능해진다. 일종의 콘티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웍스와 인터뷰 중인 '요삼' 임허규 작가.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와 인터뷰 중인 '요삼' 임허규 작가. (사진=이한익 기자)

◆100위권 작품만 읽히는 약육강식 시장철저한 준비·천재적 필력 필요

임 작가가 바라본 웹소설 시장은 전형적으로 '약육강식' 논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말 그대로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

물론 강함의 기준은 '재미'뿐이다. 흐름을 쫓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도태된다. 경력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순수하게 재미로만 겨루는 전쟁터다.

임 작가는 "경쟁이 엄청나게 심하다. 웹소설 작가는 무수히 많지만 독자들은 랭킹에 올라간 100위권 작품만 본다. 그 이하는 노출조차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셈이다. 들인 노력에 비해 성과가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 철저한 준비나 천재적인 필력이 없으면 이러한 구조를 깨기 어렵다"고 말했다.

십년이 넘는 기간 웹소설 시장에서 살아남은 임 작가가 제시한 생존법은 지극히 원론적이다. 퀄리티가 생존을 담보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임 작가는 "'내 글은 왜 안 읽힐까' 고민하는 지망생들이 많다. 웹소설은 장기전이다. 작품이 좋으면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잡으면 된다"며 "요즘은 예전과 다르다. 출판소설은 모르겠지만, 웹소설은 가능하다. 인터넷에 누군가 올린 '이 작품 재밌다'는 글 하나로 내 작품이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시장이 커지는 상황이라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 하나라도 잘못 쓰면 흑역사로 남을 수 있는 세상이다. 무명일 때 무심코 저지른 실수가 유명해지면 크게 다가온다"며 "웹소설 작가 지망생들은 '작품의 퀄리티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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