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9.09 20:05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충훈 교수가 말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외상치료가 끝났는데도 왜 통증이 계속될까. 통증은 외상 당시보다도 심해 심지어 칼로 찢는 듯하거나 붓고, 경련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른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이다.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충훈 교수에게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원인과 진단·치료에 대해 들었다.

Q;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어떤 증상을 말하나.

A; 일반적으로 통증은 인체가 우리 몸의 이상현상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 신호’다. 하지만 통증증후군은 이러한 통증의 원인이 사라진 뒤에도 만성통증이 계속된다. 때에 따라 증상이 매우 심하고,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 난치통증으로 분류된다.

Q: 주로 언제 나타나나.

A: 외상이나 수술 같은 외부 손상 이후에 발생한다. 손상이 발생한 부위를 중심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많은 경우 출산 시 통증보다 더 강도가 높을 정도여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이한 것은 통증 정도가 손상 정도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Q: 이런 증후군이 잘 나타나는 사람이 있나?

A: 딱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평균 연령은 36~42세이며, 60~81%는 여성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어린이도 발병할 수 있고, 부위별로는 팔 쪽이 44~61%, 다리쪽은 39~51%의 발생률을 보인다.

Q: 통증 외에 다른 증상도 동반되나.

A: 이질감이나 통각과민과 같은 이상감각, 피부색과 피부온도의 변화, 발한 이상, 부종, 피부 또는 피하의 이영양성 변화, 관절 강직, 근력 약화, 경련, 근육위축 등 다양하다. 이러한 증상이 오면 직장생활은 물론 일상생활마저 힘들다.

Q: 원인은 밝혀졌나.

A: 수술이나 골절, 염좌, 그리고 압궤손상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기전은 아직 연구 중이다. 다만 조직 손상 후 과도한 염증, 구심성 통증, 신경계와 중추신경계의 비정상적 변화, 교감신경성 장애, 유전적 요인, 심리적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본다.

Q: 원인을 찾기 힘들어 치료 또한 쉽지 않을 듯하다.

A: 통증 시점의 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통증 경감이나 기능회복 또는 만성화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치료는 통증 경감을 위해 약물요법을 기본으로 말초신경이나 교감신경절을 차단할 수 있다. 때에 따라 경막외신경 차단 또는 정맥부위마취법 등도 동원된다. 척수자극기를 이식술하거나, 지주막하강 내에 약물을 주입하기도 한다. 환자와 증상 정도에 따라 적절히 치료법을 달리한다.

Q: 통증 후 가장 중요한 대처법이 있나.

A: 복합부위 통증증후군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통증 부위가 넓어지고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외상이 치유된 후에도 원인 모를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또 오랜 통증으로 환자가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감에 빠지고, 수면장애도 호소한다. 따라서 정신건강 전문의의 도움이나 가족의 배려도 필요하다.

환자가 지나친 걱정을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만성적이고 난치 단계로 진행되는 사례는 일부다. 자연치유 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니 증상과 징후가 나타나더라도 너무 겁먹거나 좌절하지 말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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