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9.10 14:29

"던파 개발자, 신화·에픽 등급 아이템 취득하며 이용자들 기만" 주장…'던파 모바일' 중국 출시 일정 '감감무소식'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관련 이미지. (이미지제공=넥슨)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넥슨의 대표적인 캐시카우 게임으로 손꼽히는 던전앤파이터(던파)가 '슈퍼계정' 남용 논란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지난 9일 던전앤파이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최고 수준 아이템 구성을 마친 특정 계정이 '슈퍼계정'으로 의심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슈퍼계정은 운영진이 게임 환경이나 서비스들을 확인하기 위해 비밀리에 운영하는 계정이다. 일반 이용자들도 운영진의 계정임을 알 수 있는 운영용 계정들과 달리 특별한 표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해당 계정이 게임 내 가장 높은 수준인 신화, 에픽 등급 아이템을 비정상적인 속도로 맞췄다며 큰 불만을 표시했다.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 이용자들이 게임에 들인 돈과 노력을 기만했다는 이야기다. 

최고 수준 아이템을 만들려면 막대한 재화와 낮은 강화 확률을 뚫을 수 있는 운이 필요하다. 대다수 던파 이용자들은 한 이용자가 두 달여 만에 이 수준의 아이템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고 의견을 냈다. 아울러 일반 이용자들이 접속할 수 없는 게임 점검 시간에 해당 캐릭터가 '진각성'한 것도 발견됐다. 일반적인 계정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던파를 총괄하는 강정호 네오플 디렉터는 이에 10일 새벽 입장문을 내고 "이 문제를 인지한 직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특정 캐릭터를 포함해 관련된 캐릭터, 길드 등 모든 내역을 조사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전체 로그를 분석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소요되는 터라 현재 조사중이라는 말씀이나마 먼저 드리게 됐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모험가 여러분께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경위, 그에 대한 후속조치를 말씀드리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 "아이템 거래로 부당한 이익 가능성 있다" 국민청원에도 등장 

하지만 이용자들은 지난 8월 고객센터에 한차례 신고가 있었음에도 후속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이전에도 이벤트 유출 등 슈퍼계정 관련해 부당 이익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쉽사리 납득하지 않을 분위기다.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자리를 옮겼다. 한 청원인은 10일 '온라인 게임 던전 앤 파이터 개발자의 이용자 기만 및 부당한 수익 의혹에 대하여 청원한다'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던파 개발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 이용자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던파 개발자가 자기 권한을 남용해 가장 등급이 높은 신화 등급 아이템과 그 다음 에픽 등급 아이템을 취득했다. 시간과 재화를 투자한 수많은 이용자들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든 것이다"라며 "이전에는 개발자가 거래 가능한 희귀도 높은 아이템으로 현금 거래를 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는데 이번 사건의 개발자 역시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던파 이용자들은 이 사태에 크게 분노하는 중이나 개발사 측에서는 조사중이라는 공지만 올렸을뿐 대응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며 "게임 이용자는 호구가 아니다. 이 위법 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요청했다.

던파 이용자의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물. (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넥슨은 하반기 최고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도 현재 잠정 연기한 상태다.

출시 하루 전인 지난 8월 11일, 넥슨은 중국 정부 요청에 따라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출시 일정을 미뤘다. 

하지만 한 달 여가 지난 지금도 재출시 일정에 관한 언급이 없다. 업계에서는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전예약에만 6000만명이 몰려 하반기 넥슨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게임이지만, 시작도 전에 암초에 걸려 표류하는 모양새다.

올해로 서비스 15주년을 맞은 던전앤파이터는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운영 중인 게임이다. 한, 중, 일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7억 명의 회원을 보유했다. 게임은 현재도 국내 PC방 액션 장르에서 줄곧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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