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4.07 13:48
MBC 오락프로 '나혼자산다'의 한장면 <사진=MBC화면 캡쳐>

지난해 혼인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경기불황에 일자리는 사라지고 집값 부담은 높아지면서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5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2800건으로 일년전보다 0.9% 감소했다. 2003년 30만2500건을 기록한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보여주는 조혼인율은 더욱 심각하다. 이는 5.9건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혼을 얼마나 하는지 보여주는 조혼인률은 2011년 6.6건을 기록한 이후 2012년 6.5건, 2013년 6.4건, 2014년 6.0건으로 매년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더니 지난해에는 6건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혼인건수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혼인연령대 인구 감소를 들었다. 혼인 주 연령층인 20대후반에서 30대 초반 남녀 인구가 전년보다 20만명 가량 줄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경기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15년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둔화됐고 20∼30대 실업률이 전년대비로 많이 개선되지 못한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남녀 모두 학력이 높아지고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늘어나는 점은 초혼 연령을 높이는 이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균 초혼 연령도 꾸준히 상승해 남성과 여성 모두 일년전보다 0.2세 오른 32.6세와 30.0세로 조사됐다.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30대에 진입한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의 초혼연령은 1.7세 상승했고 여성은 2.2세 올랐다. 

남녀 간의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2.6세로 나타났다. 연령 차이도 2006년 3.2세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다. 

전체 혼인에서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증가한 16.3%였다. 2005년보다는4.2%포인트 확대됐다.  남자 연상 부부 비중은 67.6%, 동갑 부부는 16.0%를 차지했다. 둘 다 전년보다 0.1%포인트씩 줄어들었다. 

해당 연령 인구 1000 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이 62.4건으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20대 후반(41.2건)이었다. 20대 후반에선 연령별 혼인율이 전년보다 1.5건으로 감소했으나 30대 초반은 1.4건 증가했다. 

여성에서는 20대 후반이 72.9건으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30대 초반(51.8건)으로 나타났다. 30대 초반 여성의 혼인율은 10년 전(26.3건)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시도별로 보면 조혼인율의 경우 젊은 인구 비중이 많은 세종(8.2건), 서울(6.5건), 울산(6.4건)이 높았고 전남·전북(4.9건)이 가장 낮았다.  평균 초혼연령에서는 서울이 남성(33.0세), 여성(30.8세) 모두 가장 높았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1300건으로 전년보다 8.8% 감소했다.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도 전체의 7.0%로 0.6%포인트 감소했다. 

한편 이혼은 줄고 평균 이혼연령은 높아졌다. 

작년 이혼 건수는 10만9200건으로 전년보다 5.5% 줄었다.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2.0건)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있는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4.4건으로 2000년 이래 최저치였다.  

이지연 통계청 과장은 "혼인 건수가 줄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이혼 건수도 감소한다"며 "특히 5년 미만 혼인에서 이혼이 많은데, 2011년부터 혼인 건수가 계속해서 감소한 점이 이혼율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혼 이혼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2600건으로 2005년(2만3900건)보다 1.4배 늘었다.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지속적으로 늘어 작년에는 1만400건으로 10년 전의 4800건보다 2.2배 증가했다.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전체의 29.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혼부부의 이혼 비중도 높았다.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은 전체의 22.6%를 차지해 20년 이상 부부 다음으로 많았다. 20년 이상 부부와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이 52.5%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4.6년으로 조사됐다. 10년 전보다 2.6년 늘었다. 평균 이혼연령은 남성 46.9세, 여성 43.3세로 전년보다 각각 0.4세, 0.5세 상승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은 전체의 48.4%,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이혼은 50.9%로 나타났다. 외국인과의 이혼은 8200건으로 전년보다 15.6% 줄었다. 전체 이혼 중에서 외국인 배우자와의 이혼은 7.5%로 0.9%포인트 감소했다.

시도별로 보면 조혼인율은 인천(2.5건), 제주(2.4건)가 높았다. 서울(1.8건), 대구(1.8건), 세종(1.9건)은 하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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