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9.14 16:32

총리 지명선거 16일 실시, 7년 8개월 만에 총리 교체…한일관계 냉각 이어질듯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제공=스가 관방장관 SNS 캡처<br>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제공=스가 관방장관 SNS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됐다.

스가는 일본 자민당이 14일 도쿄(東京都)도의 한 호텔에서 실시한 총재 경선에서 약 70% 수준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94명과 자민당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 141명등 총 535명에게 투표권이 부여됐고, 스가는 유효 투표 534표 중 377표를 얻었다. 득표율 70% 수준의 압승이다. 

압도적 표차가 증명하듯이 스가의 당선은 이미 기정 사실화된 상태였다. 스가가 정식으로 출마 의사를 표명하기 전부터 자민당 7개 파벌 중 주요 5개 파벌은 그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다른 총재 선거 후보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각각 89표, 6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총리 지명 선거는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실시되며, 자민당이 의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만큼 스가의 총리 선출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스가의 총리 선출이 확정되면 2012년 12월 26일 아베 총리 취임 이후 7년 8개월 만에 일본 총리가 교체되는 것이다.

다만 스가 정권은 큰 틀에서 아베 정권의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는 총재 선거에 출마하며 아베 정권 계승을 표방했다. 그를 지지한 파벌들 역시 그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아베 정권의 정책을 이어갈 적임자라는 판단하에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일 관계는 여전히 냉각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스가는 최근 한일 관계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징용 문제를 한국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며, 경술국치의 주범 중 하나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 '테러리스트'라고 비하하는 등 일본 극우 세력의 입맛에 맞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스가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아베 총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원칙상으로는 내년 9월 총재 선거를 다시 해야 하지만 스가가 그전에 국회를 해산할 가능성도 있다. 총선에서 자민상이 압승을 거둘 경우 스가가 연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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