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9.17 11:30

서울성모병원 이인석 교수팀 "온도조절 가능한 전극 사용해 안전"

이인석 교수(왼쪽)와 최영훈 교수
이인석 교수(왼쪽)와 최영훈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십이지장 팽대부에 암의 전단계인 선종이 발생했을 때 고주파절제술이 안전하면서도 재발률을 줄이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인석 교수와 최영훈 교수팀은 십이지장 팽대부 선종을 고주파절제술로 치료한 사례를 추적한 결과, 대부분 재발하지 않고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발표했다.

십이지장 팽대부는 담관과 췌장이 합쳐지는 부위로 담즙과 췌액이 여기서 모여 소장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부위에 발생하는 선종은 곧잘 암으로 진행해 발견 즉시 제거가 원칙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소장부위의 암 중엔 상당수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이 부위의 선종은 수술로 떼어냈다. 하지만 이 같은 췌십이지장절제술은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환자의 사망률과 암 이환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최근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내시경절제술이다.

문제는 내시경절제술 또한 단점이 있다는 점이다. 종양을 정확하게 제거하기 어려워 많게는 30% 가까이 재발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특히 팽대부 선종은 담관 또는 췌관을 침범할 수 있어 내시경으로 완전절제가 어렵다.

연구팀이 이번에 추적조사한 환자는 2017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고주파절제술을 받은 10명의 환자다. 이들은 처음에는 내시경절제술로 병변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선종이 재발해 다시 고주파절제술 대상자가 됐다.

조사 결과, 이 시술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경증 췌장염 증상을 호소한 2명, 무증상 담관협착 1명이 전부였다. 재발은 고도이형성증을 동반한 선종 1명을 제외하곤 9명에겐 없었다. 재발환자는 최종적으로 절제술을 받았다. 이들을 추적관찰한 기간은 평균 8.4개월(253일)이었다.

교수팀이 사용한 고주파절제 장비는 최고 온도를 제한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을 이용한 것이다. 기존에는 전극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가 병변 주위 조직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었다.

십이지장 팽대부 선종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따라서 정기검사를 통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인석 교수는 “십이지장 팽대부 선종은 내시경으로는 치료가 까다롭다”며 “재발률이 낮고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고주파절제술이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Gut and Liver’ 7월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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