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9.17 13:48

"신설법인 성장 따른 기업가치 증대, 모회사에도 반영될 것…운영 효율성 증대 기대"

LG화학 사옥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사옥. (사진제공=LG화학)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LG화학이 전기차 부문 세계 1위인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확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배터리 부문의 높은 성장 전망을 믿고 투자한 LG화학 주주들은 물적 분할 소식이 16일 보도되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주가에도 영향을 끼쳐 LG화학 주가는 16일 급락했고 분사 확정 소식이 알려진 17일 오후에도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투자자들이 뿔난 이유는 간단하다. LG화학이 분사한 회사를 100% 자회사로 소유하는 물적 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들은 계속 LG화학 주식만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분할된 사업에 대한 지배력은 약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LG화학은 물적분할이 배터리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이며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역시 LG화학 배터리 부문 분사를 중장기적 호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LG화학이 분할에 나서게 된 것은 먼저 배터리 사업의 실적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2분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배터리 사업에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자금을 적기에 확보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번 분할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부문별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를 확립해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유연한 조직 운영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분할 배경 중 하나다.

LG화학은 회사분할을 통해 배터리 사업을 비롯해 각 사업분야의 적정한 사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되고,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반영돼 기업가치 향상 및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전문화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경영 및 운영의 효율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면서 "전지 사업부가 경쟁기업 대비 적정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고, 물적 분할 이후 전지사업부 상장 등 유동화를 통한 투자재원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일 기업분할 뉴스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것은 기업분할 뉴스 발생에 따른 일부 차익실현 매물과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합의급이 1조원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뉴스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화학 측은 이번 회사분할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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