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명암㊦] 20만명 중 '억대 연봉' 극소수…배곯으며 '연참' 나서는 웹소설 작가들
[웹소설, 명암㊦] 20만명 중 '억대 연봉' 극소수…배곯으며 '연참' 나서는 웹소설 작가들
  • 전다윗 기자
  • 승인 2020.09.1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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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수료 떼가면서 프로모선 비용마저 전가…불공정 관행 척결 위해 표준계약서 제작 절실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웹소설이 기세등등하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원 소스 멀티유즈'라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가치가 올랐다. 이제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영화, 드라마 등 주류 콘텐츠 시장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은 법. 성장세에 가려진 이면엔 기형적인 구조에서 배를 곯는 작가들이 너무나도 많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웹소설 작가, 하루 9.8시간 일하고 월 180만원 번다

최근 잘나가는 웹소설 작가들의 수입을 보면 '억' 소리가 난다.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경우 연 5억원 이상 버는 작가가 20여명,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작가도 10명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기준 네이버 웹소설 정식 연재 작가 중 26명이 연간 1억원 이상 벌었다. 타 플랫폼에도 소설을 제공하거나, N차 창작물의 원작이 될 경우 수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웹소설 시장이 극단적인 승자독식 구조라는 점이다. 극소수는 억대 연봉을 자랑하지만, 어떤 이는 최저임금도 건지지 못한다.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플랫폼 노동 종사자 인권 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웹소설 작가들은 하루 평균 9.8시간 일하고, 월 180만원가량 번다. 법정근로시간인 8시간을 훌쩍 넘기는데도 최저임금을 못 번다.

이유는 명확하다. 시장에 공급되는 작품이 너무 많다. 국내 웹소설 작가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된다. 실제 작품으로 돈을 버는 작가들과 지망생들을 합한 숫자다. 이들이 하루 한 편씩만 써도 시장엔 20만화 분량이 공급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플랫폼 랭킹에 오르지 못하면 자신의 작품이 노출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진다. 대다수의 웹소설 작가·지망생들이 주 6~7회 연재라는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하는 이유다. 작품 노출 빈도를 조금이나마 올리려는 몸부림이다.

'연참'이라는 문화가 생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참은 연속으로 벤다는 뜻의 연참(連斬)에서 따온 말이다. 하루에 여러 편 연재하는 행위를 뜻한다. 2편 올리면 2연참, 3편 올리면 3연참인 식이다. 최근 업로드된 작품이 먼저 보이는 플랫폼의 시스템을 이용해 노출 빈도를 높이는 수법이다.

대다수 웹소설 플랫폼들은 특정 조건 하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면 무료' 프로모션. (사진=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대다수 웹소설 플랫폼들은 특정 조건 하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면 무료' 프로모션. (사진=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플랫폼에서 수수료 떼고, 매니지먼트가 또 떼고"

업계에 뿌리박힌 불공정함도 작가를 옥죄는 적폐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수수료로 떼이는 액수가 적잖다.

웹소설 작가 대부분은 매니지먼트 등과 계약을 맺고 플랫폼에 작품을 제공한다. 작가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플랫폼은 이를 활용해 돈을 번다. 매니지먼트는 둘 사이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문제는 창작자인 작가에게 돌아가는 정산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가령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수익의 45%를 수수료로 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지먼트는 남은 60%가량의 수익을 작가와 보통 4:6~2:8 비율로 분배한다. 네이버시리즈의 경우도 30%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대부분의 웹소설 플랫폼은 '1화 무료'·'일정 분량 무료'·'기다리면 무료' 등 파격적인 유인책을 내놨는데, 무료로 보는 분량은 작가에게 정산이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프로모션을 위한 비용을 오롯이 작가가 부담하는 셈이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레진코믹스가 계약서에 없는 지각비를 걷거나, 자사에 항의한 작가들의 작품 노출을 배제한 행위가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웹소설 작가 등용문으로 꼽히는 공모전에도 불공정 사례가 존재한다. 일부 공모전은 응모하는 것만으로 출품작의 저작권이 귀속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선인세를 상금으로 포장해 공모전을 개최하는 꼼수도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웹소설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이러한 웹소설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웹소설 현황을 반영한 표준계약서 제작, 신규 유입 인력에 시장 정보 제공, 불공정 거래 및 행위에 대한 산업 전반적 분위기 환기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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