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9.20 23:01

강석태·김형준 KAIST 교수 연구팀

ACS 에너지 레터스 속표지. 주석이 결합된 탄소나노튜브 (Sn-CHF) 전극에서 주석 촉매가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과정 모식도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바꾸는 주석 촉매가 개발됐다.

강석태·김형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과 권영국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저렴한 주석과 탄소 지지체 기반의 '일체형' 촉매를 공동 개발했다.

이 촉매는 일산화탄소 생산 효율이 기존 주석 촉매의 100배 이상이다.

전기장을 활용해 반응 선택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 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주석(Sn)은 일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금, 은 기반 촉매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석을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에 쓰면 일산화탄소보다 포름산이 더 많이 생긴다. 일산화탄소를 만드는 반응 선택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함께 써 주석으로 일산화탄소만 골라 만들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크기의 주석 입자가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붙으면 전기장의 변화로 일산화탄소가 생기는 반응이 촉진된다. 주석 입자 주변의 전기장 변화로 반응물인 이산화탄소가 주석 입자 표면에 더 잘 달라붙기 때문이다.

반면 포름산을 만드는 반응은 탄소나노튜브가 유발하는 전기장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포름산 생성 반응과 일산화탄소 생성 반응은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으로, 개발된 촉매를 쓰면 일산화탄소는 많이 만들고 포름산 생성은 억제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지지체 일체형 촉매는 마치 도자기를 만들 듯 굽는 방식 방식으로 쉽게 제조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주석 나노입자, 고분자로 이뤄진 반액체 상태(졸) 혼합물을 가운데가 빈 원통 형태의 전극으로 만든 뒤 이를 고온에서 굳히는방식이다.

가운데가 뚫려 있는 구조라 반응물인 이산화탄소 기체의 확산이 원활하다는 장점도 있다.

주석입자와 지지체인 탄소나노튜브가 소결 반응으로 단단히 결합돼있어 주석이 전극 표면에서 벗겨지는 문제도 해결했다.

권영국 교수는 "주석 촉매는 포름산 생성을 촉진 한다는 것이 50년 이상 된 중론이었는데 전극 전기장을 조절해 이러한 상식을 뒤집었다"며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 촉매 디자인에 전기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최초로 증명한 연구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공학·전기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ACS 에너지 레터스' 속표지 논문로 선정돼 지난 11일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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