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9.21 17:14

"20대 여성, V형 감염이후 치료 받고 회복된뒤 GH형 다시 감염 의혹…재감염사례, 전 세계서 단 5건 보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1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국민방송 캡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1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국민방송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일반 감기와 같이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도 있다는 방역 당국의 예측이 제기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보고된 재감염 사례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청장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 재감염 의심 사례로 보고됐다. 이 여성은 지난 3월 확진되어 치료를 받고 회복했으나, 4월 초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입원 당시엔 기침이나 가래 등 가벼운 증상을 보였고, 2차 입원 시에도 1차때와 유사하거나 더 미약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청장은 이 재감염 사례에 대해 "확진자는 격리해제된 뒤 6, 7일 만에 증상이 다시 생겨 짧은 기간에 2차 입원을 하게 됐다. 좀 더 면밀하게 분석을 하고 최종적인 재감염 사례 여부와 재감염이 일어날 수 있던 상황 들에 대해서 분석이 필요하다"며 "굉장히 짧은 기간에 재입원을 했기 때문에 항체가 충분히 형성 안 됐을 가능성도 있고, 좀 더 다각적인 전문가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재감염 사례의) 의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보통 감기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처럼 바이러스가 일부 변이를 하고, 그런 경우에는 재감염이 가능하고 면역이 평생 유지가 되진 않는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반복적으로 감염이 될 수 있는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면역 패턴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완치 치료를 받았더라도 새롭게 변이된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재차 감염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 청장에 따르면 이번에 재감염 의심자로 꼽힌 20대 여성 역시 처음에는 V형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다른 클레이드인 GH형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자 배열에 따라 6개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2~3월엔 V형과 S형, 3~4월 이후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유입된 G형과 GH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완치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 재양성·재검출 사례의 경우는 국내에서 현재까지 705명이 보고된 상태다. 재양성 사례는 이번에 보고된 '재감염' 사례와는 다른 것으로, 완치 이후 환자 체내에 있는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PCR(유전자증폭)검사에서 검출되는 등의 경우다. 

재감염은 재양성 사례보다 극히 드문 사례로, 체내에 남은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되는 것이 아니라 완치 후 아예 다시 감염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 청장은 "재감염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다섯 케이스 정도로 보고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굉장히 드문 사례"라고 강조했다.

재감염 사례와 백신·치료제 개발의 관련성에 대해 정 청장은 "재감염 사례 자체보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떤 변이를 일으키고, 그것이 치료제나 백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끊임없이 생기는 변이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러한 변이가 어떤 임상적인 영향을 주는지, 어떤 전염력이나 병원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이인지, 그리고 그게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나 치료제 작용 기전에 영향을 줄만큼의 변이인지 좀 더 세분화해서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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