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9.24 13:31
도널드 트럼프(위) 미국 대통령과 쿠바산 시가, 럼주. (사진=트럼프 대통령 SNS·pixabay 캡처 합성)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산 시가, 럼주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대(對)쿠바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 주인 플로리다주 내 쿠바계 유권자를 겨냥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961년 쿠바 ’피그만(灣) 침공 사건’에 참여했던 인사 20명을 초청한 기념행사에서 이같은 제제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여행객들의 쿠바 정부 소유 호텔이나 건물의 숙박을 금지한다"면서 “이는 공산 압제에 계속 맞서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바마-바이든 행정부는 카스트로 독재정권과 취약하고 한심하고 일방적인 합의를 해버려 쿠바인을 배신하고 공산주의 정권의 배를 불렸다”면서 “곧 자유로운 쿠바가 만들어질 것이다”고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했다.

이와함께 재무부도 성명을 내고 “쿠바에서 생산된 술과 담배에 대한 수입을 추가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쿠바의 주요 수출품인 시가와 럼주의 수입이 금지되고 미국인들의 쿠바 여행도 사실상 봉쇄될 전망이다.

플로리다주에는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해 온 쿠바계 유권자가 몰려살고 있다. 플로리다 유권자 1380만명 중 20%는 히스패닉계이고, 히스패닉계 상당수가 쿠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이날 공개한 플로리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47%, 바이든 후보 48%로 지지율이 박빙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쿠바계 히스패닉들의 표를 잡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제재는 쿠바 경제에 약간의 영향만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단독의 제재라서 실효성이 있다기 보다는 상징적·정치적 조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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