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9.24 12:21

"매번 큰 패배·수렁의 깊이 느낀 후 승리 서서히 다가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사진='심상정 TV' 캡처)
심상정 정의당 대표. (사진='심상정 TV'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제가 대표직에서 조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한 까닭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만이 아니다. '정의당 시즌 투'를 하루라도 빨리 선보이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탄생하는 새 지도부는 누가 되더라도 진보정치 2세대 지도부가 될 것"이라며 "'정의당 시즌 투'를 여는 혁신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진보정치 1세대와 3세대를 연결해 줄 튼튼한 교량으로써 거대양당과 차별화된 세대연대의 팀 정의당을 완성시켜나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심 대표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저는 곧 14개월간 맡아온 당대표직을 마무리한다. 빠르면 3일 후가 될 것이고, 당대표 선거가 결선으로 가면 10월 9일까지가 제 임기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뒷받침해주신 당원여러분과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늘 애정으로 우리 정의당을 알려주신 기자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저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혁파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당대표가 됐다.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들어 다양성의 정치를 실현하고, 촛불 국민들의 열망에 과감한 개혁으로 응답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며 "또 오랫동안 진보정치 안에서 단련된 유능하고 헌신적인 우리 당 정치인과 청년정치인들에게 공직의 기회를 넓게 제공할 수 있는 정의당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러나 혼신의 힘을 쏟아 부어 이뤄낸 개정선거법은 실현되지 못했다. 개혁공조로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된 과정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계속해서 "재난의 시대, 불평등의 시대에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희망을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더 필요했는지 깊이 성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저는 국민이 보내주신 9.67% 지지율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애정을 담은 지지가 총선실패나 작은 의석수에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재난의 시대에 양극화의 골짜기는 더욱 깊이 패여 가고 있고, 대다수 서민들의 삶은 더 나빠지고 있다. 더 강화된 양당체제는 국민의 삶과 더 멀어지고 있다"며 "재난의 시대에 시민들의 안전과 존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더 좋은 정당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 절실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래서 저와 정의당은 멈추지 않겠다"면서 "정의당은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태어난 정당이다. 정치개혁은 저 심상정에게 숙명 같은 일이다. 민생개혁의 디딤돌을 놓는 사명이다"라고 단언했다.

또한 "승리를 이루었을 때 모든 것이 기적처럼 느껴지지만 돌아보면 기적은 어디에도 없다"며 "매번 큰 패배와 수렁의 깊이를 느낀 후에나 결국 승리는 서서히 다가왔다. 진보정치 20년이 저에게 준 교훈이다"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신발 끈 조여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로 다시 나설 것"이라며 "낡은 양당체제 극복하고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고단한 시민들의 삶의 복판에 정치를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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