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9.24 13:54

한은, 2020년 한계기업 비중 21.4% 추정…예상부도확률 4.1% 대폭 상승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 등의 영향으로 한계기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계기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 상황 점검’ 결과에 따르면 한계기업은 2019년 3475개(전체 기업 대비 14.8%)로 전년 대비 7.4%(239개) 늘어나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0년 이래 가장 많았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208개 늘어 대기업(31개)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37개), 자동차(31개), 전기전자(20개), 건설(19개) 순으로 크게 늘었다.

한계기업 변동 상황을 보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이 2018년 768개에서 2019년 838개로 증가했으나 새롭게 한계기업으로 진입한 기업이 892개에서 1077개로 더 빠르게 늘었다.

또 2019년말 현재 한계기업 여신은 115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3000억원(9.8%) 증가했다. 외감기업 여신(768조1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0%로 1.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여신이 70조5000억원으로 11조원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45조원으로 8000억원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20조6000억원), 자동차(4조5000억원), 도소매(5조2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한편, 2020년 상반기중 여신 현황을 보면 비한계기업(2019년 기준)이 41조원 늘어난 반면 한계기업 여신 증가는 7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존 한계기업에 대한 추가 여신에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계기업이 지난해보다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충격을 감안할 경우 2020년 한계기업 비중은 21.4%로 2019년 대비 6.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2020년 들어 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이 크게 상승(6월중 평균 4.1%, 비한계기업은 1.7%)하는 등 신용위험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한계기업 및 이들에 대한 여신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융기관들은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관리를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면서 충당금 적립 등 손실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이자유예 등 금융지원 정책의 영향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일부 이연되고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재무지표를 기초로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할 경우 실제보다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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