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북, 해상 표류 우리 국민 구조는커녕 사살…90분뒤 기름 붓고 시신 불태워
[종합] 북, 해상 표류 우리 국민 구조는커녕 사살…90분뒤 기름 붓고 시신 불태워
  • 전현건 기자
  • 승인 2020.09.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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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구조는 커녕 아무런 조치 못해…군 "비민간 무장인 총격은 명백한 적대행위"
어업지도공무원 A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 된 곳으로 추정되는 황해남도 웅진 등산곶 앞 바다.(사진=JTBC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공무원 A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참사가 벌어졌지만 우리 군은 이 과정에서 구조는 커녕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장소는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해상 완충구역으로 알려지면서 북측이 비무장 민간인에 총격을 가한 것에 대해 '적대 행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께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있던 어업지도선에서 A씨가 실종됐음이 확인됐다. 이에 같은 날 오후 1시50분부터 해경·해군·해수부 선박 20척과 해경 항공기 2대가 정밀 수색을 했다.

22일까지 대·소연평도, 해안선 일대까지 정밀 수색했지만 A씨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병대 연평부대 감시장비에 녹화된 영상을 확인했지만 A씨의 흔적은 포착되지 않았다.

수색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22일 오후 3시30분께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황해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A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됐다. 군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부유물에 탑승해 있는 기진맥진한 상태의 A씨를 발견했다.

이후 북한 선박은 해상에서 표류 중인 A씨를 그대로 둔 채로 월북 경위 등을 물었다. 그러던 북한은 돌연 단속정을 현장으로 보내 약 6시간 만인 오후 9시40분께 A씨에게 사격을 가했다. 오후 10시11분에는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 연평도에 있는 우리 군 감시장비도 시신을 불태우는 불빛을 관측했다.

군은 북한이 A씨를 사살하고 불태우기까지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 것이라 상상 못했다"며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라며 "예상치 못하게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군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너머 북한 지역 인근에서 군사작전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적 지역에 대해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사안은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거나 군사적 대응조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었다"며 "분명히 북측 해역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고 우리 국민이 우리 영토나 영해에서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어서 실시간 확인하는 즉시 대응하는 사안이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장소는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해상 완충구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사합의서에 따르면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했다. 북한이 작년 11월 해안포 사격훈련을 해 합의서를 위반한 지역과 멀지 않은 곳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파를 우려해 실종자 시신을 불태운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북한은 월북 사실을 확인하면 신원과 배경을 조사한 후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례적으로 6시간 만에 A씨를 사살하고, 불에 태우는 조치에 나선 것은 강화된 코로나19 방역 지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감염병 차단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북측이 비무장 민간인에 총격을 가한 것은 분명 '적대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해당 장소가 해상 완충구역에 들어간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군사합의서를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도 이 사안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손을 쓰지 못한 정황이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국방)장관님께서 실종 당일부터 실종사항을 알고 있었다"며 "그 다음날 불빛도 보이고 하는 상황도 (장관이) 다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도 그 시간에 보고됐다"며 "장관에게 보고하면서 위기관리센터에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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