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9.25 09:17

양창덕 UNIST 교수 연구팀

UNIST와 에너지연구원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소재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가장 근접하는 높은 광전변환 효율로 차세대 태양전지 후보로 각광받아 왔지만 내구성이 낮은 문제로 상용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있는 상황이다.

수분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상용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25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공동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분 취약성을 해결한 새로운 소재를 세계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정공 수송층에 불소를 도입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 내구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보였다"면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업화를 가속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두 개의 양이온(A, B)과 하나의 음이온(O)이 결합된 ABO3 결정구조를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광활성층으로 활용해 태양광으로부터 전류를 생산하는 태양전지의 한 종류이다.

UNIST-에너지연 공동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이 수분에 노출되는 것은 막으면서 전지 효율을 높이는 ‘유기 정공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

정공수송층은 광활성층이 빛을 받아 만든 정공을 전극으로 나르는 역할을 하는 태양전지 구성층이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활용해 이제껏 논문으로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 최고 수준의 효율(24.82%)을 기록했다.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던 수분 취약성을 해결하면서 광전 효율도 동시에 최고 수준을 달성한 것이다.

양창덕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가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고, 김동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가 이 물질로 전지를 만들었다. 곽상규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개발된 물질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분석했다.

공동연구진은 기존 정공수송층 물질의 수소를 불소로 바꾸는 간단한 방법으로 성능이 좋으면서도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 정공 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

개발된 정공 수송층 물질은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이 강해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다.

기존의 정공수송층 물질은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해 성능을 떨어뜨리고 이 수분이 광활성층인 페로브스카이트까지 분해하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연구진은 개발된 물질을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으로 사용해 24.82%의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얻었다.

수분 안정성이 해결돼 500시간 동안 고습도 환경에서도 초기성능대비 87% 이상의 효율을 유지했다.

기존물질을 정공수송층으로 사용하였을 경우 500시간 후 40%이상의 효율이 감소했다.

양창덕 교수는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유기 정공 수송층 개발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이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물질을 찾기 어려웠다”며 “그동안 양립하기 어려웠던 수분안정성과 효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매우 획기적인 연구”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김동석 박사는 “현재까지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전압 손실 중에서 가장 낮은 값인 0.3V를 기록해 이론치에 근접한 1.18V의 높은 전압을 얻었다”며 “또 전지를 대면적(1㎠)으로 제작해도 22.31%의 고효율을 나타내 상용화 가능성이 밝다”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곽상규(오른쪽 위부터) 교수, 양창덕 교수, 김동석 박사, 최인우 연구원, UNIST 정민규 연구원, 고은민 연구원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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