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9.26 00:25

29일부터 전월세전환율 2.5%로 하향…전문가 "임대차시장 큰 영향 없을 것"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중개업소 <사진=뉴스웍스>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 모습.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서울지역 전세 물량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기존 세입자들이 전세 물량을 차지하고 있고, 집주인들은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매물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서울 전세…9510세대 ‘헬리오시티’ 전세 매물 달랑 50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전월세 거래량은 9568건으로, 7월(1만5071건) 대비 36.5%가량(5503건) 감소했다. 지난해 8월(1만4891건)과 비교해도 5323건 줄어들었다.

전월세 중에서도 특히 전세 거래량이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1월(1만4333건) 이후 9000~1만건을 웃돌던 전세 거래량은 지난달 6837건까지 감소했다. 7월 거래량(1만950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6860건) 줄은 것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3구 중 강남구는 7월 723건에서 425건으로 전세 거래량이 줄었고, 서초구는 717→433건, 송파구는 995→466건 감소했다. 9510세대에 이르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현재 전세 매물은 50건에 불과하다. 5678세대 규모의 잠실동 ‘잠실엘스’도 57건 뿐이다.

매물도 전세보다 월세가 더 많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월세 매물은 9192건으로, 전세 매물(8914건)보다 3.1%가량(278건) 더 많다. 지난 18일 서울 월세 매물이 1만302건으로 전세 매물(1만42건)을 넘어선 뒤로 역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보다 월세가 임대인에게 확실한 이득이기 때문에 임대인들이 기존의 전세 물건을 월세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전셋값도 계속해서 상승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29일부터 전월세전환율 4→2.5%…임대차시장 영향은?

이러한 가운데 오는 29일부터 ‘월차임전환율(이하 전월세전환율)’이 현행 4%에서 2.5%로 하향 조정돼 임대차시장의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달 29일부터 전월세전환율이 4%에서 2.5%로 하향 조정된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의 전부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산정율이다. 반대로 월세를 전세로 바꿀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시중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전월세전환율이 과도하게 높아 임차인의 월세전환 추세를 가속화하고 임차인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 등을 감안해 하향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예를 들면 기존 5억원짜리 전세 보증금을 2억원으로 낮추고 나머지 3억원에 대해 월세를 받는 경우 현행 4% 기준에서는 100만원이 된다. 하지만 2.5%로 전월세전환율이 낮아지게 되면 월세는 62만5000원으로 40만원가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전월세전환율 하향 조정이 임대차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미 임대차시장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전세 물건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전월세전환율이 하향 조정되는 것이 갖는 의미는 딱히 없다”고 말했다. 기존 전세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하면서 이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해졌고, 이에 따라 전셋값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 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전월세전환율 상한선은 강제성이 없다. 전월세전환율 상한선을 4%에서 2.5%로 낮춘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규정이 법에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이 책임연구원은 “만약 전월세전환율에 강제성이 생긴다면 그 땐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25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수도권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시장은 물건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동, 노원구 등으로 수요유입이 꾸준히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동(0.28%), 노원(0.24%), 강북(0.16%), 도봉(0.16%), 강남(0.13%) 순으로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전세시장과 관련해 “이사철에 전세 물건 자체가 희귀해지고 있어 희소성 이슈가 지속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라며 “몇 개 안되는 소수의 전세 물건을 두고 임차인들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 지금의 상승추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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