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9.28 04:05

코로나19로 2~3일 줄어들어…외통위, 최초로 재외공관 국감 취소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전현건 기자)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민족의 명절 추석연휴가 끝난 후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국감)가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3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북한의 우리 국민 살인 사건이 발표되기 전만해도 이번 국감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사태까지 겹쳐 축소 운영되면서 대체로 '맹탕 국감'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각 상임위별 국감 일정부터 대부분 축소됐다. 국감은 통상 10일 가량 진행됐지만 이번엔 8일 안팎으로 줄었다. 기획재정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는 9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는 8일, 교육위원회는 7일 간 국감을 치른다.

국감을 받을 피감기관수를 줄인 상임위도 있다. 대형 공공기관이 몰려있는 산자위는 이번 국감에서 규모가 작은 공공기관을 국감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장시찰도 이번엔 하지 않는다. 국토위는 국감 마지막날 현장시찰 일정을 잡아놨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의 위세 속에서 평온하게 진행되리라 전망됐던 이번 국감에 엄청난 변수가 발생했다. 연평도 북측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사살된 충격적인 사건이 24일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긴급 통지문을 보내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 정서와 눈높이에는 한참 모자란다. 야당은 국방위, 외통위, 운영위에서 청와대와 국방부를 상대로 대규모 공세를 예고한 상태다. '연평도 공무원 피살 사태는 국감 최대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아울러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휴가 의혹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재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해충돌 논란으로 국민의당을 탈당한 박덕흠 의원, 이스타항공 사태에 책임을 지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직 의원에게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시로 국회가 폐쇄되고 재택근무가 빈번하게 벌어지면서 국감이 끝까지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도 제기된다. 국감을 앞두고 의원실과 정부부처와의 소통도 전화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면접촉을 꺼리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야당 의원들의 활동도 위축돼 정부의 무능과 비효율,국정 난맥상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가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취재진의 출입이 제한돼 예전에 비해 취재 열기도 사그라들 공산이 없지않다. 다수 언론이 경쟁적으로 취재해야 주목도가 오르는데 방역 탓에 이마저 힘든 상황이다. 국회는 각 상임위에 소수의 방송·사진 기자의 출입만 허가하고 있다. 취재기자는 방송을 통해 간접 취재하도록 제한한 상태다.

국방위,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 최대 전쟁터 예상…야당, 청와대·정부 대응 따질듯  

여야는 국방위에서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난타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방위 국감은 얼마전 취임한 서욱 국방부장관의 첫 일정으로 최근 벌어진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과 함께 북한의 개성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특히 야당은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에서 북한 해역에서 표류 중인 우리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채 수수방관으로 일관한 군의 대처를 두고 거센 공격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민의힘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국감전부터 청와대의 대응과 군의 경계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며 맹공을 예고한 상황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남측 공무원 피살을 두고 북한은 경위를 해명했지만 책임자 처벌 등 획기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군은 야당의 맹공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민의힘은 진상 규명을 위해 이미 태스크포스(TF·전담조직)를 가동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건과 문재인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공세를 펼 공산이 커진 상황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 한기호 의원이 TF 장을 맡았다. 국방위와 외교통일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조태용·하태경·김석기·조수진 의원도 위원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또 지성호·태영호 의원 등 북한 출신 인사도 가세했다.

이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자신들이 맡은 각 상임위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늑장대응과 발표 지연, 문 대통령의 행적 등 사건 전반에 대한 거센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추 장관의 아들 군 특혜 의혹을 놓고 여야간 격렬한 논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서씨 의혹의 최초 제보자로 지목된 당직 사병 현모 씨와 청탁 정황을 공개적으로 증언한 이철원 예비역 대령 등 5명의 전·현직 군 관계자를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난색을 보이면서 여야 간사 회동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다.

외통위, 뉴질랜드 대사관 성추행 사건도 쟁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역시 연평도 피살 사태로 인해 국방위처럼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 중 북한 출신 인사들의 목소리를 거셀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지성호 의원은 북측 책임자 문책과 진상규명을 위한 남북 공동조사, 재발 방지 대책 등 북에게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야당은 이번 외통위 국감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살 사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대응을 조목조목 따지고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되짚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외통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처음으로 올해 국정감사에서 재외공관에 대해 현장 시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외통위는 국정감사 때마다 미주(아메리카)반·구주(유럽)반·아주(아시아)반 등으로 나눠 미국, 유럽, 중국·일본 등의 재외공관에서 현지 시찰을 진행해왔다. 외통위가 재외공관 국감을 취소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외통위는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소속 위원들의 해외 출국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해외 시찰을 마친 의원들이 국내로 돌아와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대신 외통위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 국가에 대해서는 현지 대사를 국내로 불러 국감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외통위에선 뉴질랜드 대사관 성추행 사건의 증인 합의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가해자인 외교관 본인을 증인으로 세워 진실을 규명하고 정부 당국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2차 가해의 우려가 있다"며 결정을 주저하고 있다.

추미애·공수처로 핫한 법사위…증인채택 놓고 첨예 대립

지난해 국감은 이른바 '조국 국감'으로 불릴 정도로 모든 국감 이슈가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쏠렸다. 올해 역시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휴가 의혹와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임등으로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에 김도읍·장제원·윤한홍·조수진·전주혜 의원등 강력한 대여투쟁 의원들을 배치해 둠으로써 맹렬한 공세에 나설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친문 성향의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백혜련·박주민·김종민·김남국·김용민·박범계 의원등을 내세워 적극 방어에 나선다.

이미 법사위는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을 두고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혹 당사자인 서씨 본인과 서씨와 함께 근무했던 군 간부, 카투사 병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민주당은 위법하다는 이유와 함께 야당이 정쟁의 목적으로 증인 신청을 한다며 거부하고 있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국민의힘에서 추 장관의 아들 특혜 의혹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상당수 증인을 요청했다"며 "그런데 오늘 더불어민주당은 단 한 명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너무 빈약하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증인과 참고인을 요청하는데, 민주당은 수사 중이서 감사 중이라서 감찰 중이라서 안 된다고 한다"며 "거대 집권여당에서 이런 식으로 증인, 참고인을 원천 봉쇄하는데 과연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국민의힘의 증인, 참고인 신청이 관련 법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로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백 의원은 "대부분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증인들이다. 보도상으로 수사 결과가 발표될 소지가 큰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적 목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증인들을 신청했기 때문에 동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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