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원가기준으로만 국산화 성패 판단…되레 국방부품산업 발전 막아"
"방사청, 원가기준으로만 국산화 성패 판단…되레 국방부품산업 발전 막아"
  • 전다윗 기자
  • 승인 2020.09.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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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곤 "부품생산 투입금액, 원가 70% 넘으면 원천기술 개발 안 해도 국산화 성공 판정"
"생산 국산화에서 기술 국산화 유도할 때"…장원준 "신속시범획득사업 활성화로 선도형 방위산업 추진"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센터장이 25일 열린 '한국방위산업학회 창립 제29주년 기념 방산정책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센터장이 25일 열린 '한국방위산업학회 창립 제29주년 기념 방산정책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국내 국방부품산업 육성을 위해 부품국산화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25일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서 열린 '한국방위산업학회 창립 제29주년 기념 방산정책포럼'에서 이러한 주장을 골자로 한 '국방부품산업 육성 및 소재 국산화를 통한 방위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국방기술학회는 국방과학기술분야의 민간 플랫폼이다. 지난해 국방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허가 승인을 받았다. 산·학·연 전문가와 수요자인 공공·정부·군을 긴밀히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국방부품산업은 개발·양산·운영유지 등 국내·외 무기체계 전체 순기에 걸쳐 소요되는 소재·부품·소프트웨어 등을 연구개발 및 생산하는 산업을 뜻한다.

지난 2018년 기준 글로벌 국방부품산업 시장은 약 212조 9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꾸준히 몸집을 불려가며 지난 2004년과 비교해 2배가량 커졌다. 반면 국내 국방부품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약 2조 45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유 센터장은 "기술력을 축적해 글로벌 국방부품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 센터장이 국방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요소로 제시한 것은 부품국산화다. 그는 "부품국산화는 국방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 축적, 인력·인프라 등을 확충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라며 "부품국산화를 통해 국방부품산업이 육성되면 다시 경쟁력 있는 부품 개발이 촉진된다. 상호연관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부품국산화 기준이 현상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방위사업청은 국내 업체가 국방 부품 생산에 투입한 금액이 부품 원가의 70% 이상이라면, 원천 기술을 개발하지 않아도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판정한다. 가령 원천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했으나 원가 기준 국산화율이 40% 수준이면 '국산화 실패'로 평가하고, 원천기술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도 원가 기준 국산화율이 70%를 달성하면 '국산화 성공' 판정을 받는다. '무늬만 국산화'인 케이스가 많다는 의미다. 유 센터장은 "품목의 기술 자립화 여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국산화 성공 판정이 오히려 국방부품산업 육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방사청은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와 5년간 수의계약을 맺고 혜택을 제공한다. 단순히 원가 기준으로 국산화 성공 판정을 받은 업체와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한 업체 모두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기술 개발에 나설 이유가 없는 셈이다.

또한 이미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판정된 품목은 부품국산화 개발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원천기술 없이 국산화 판정을 받게 된다면, 향후 다른 업체가 관련 기술 개발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유 센터장은 이러한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부품국산화 정책 재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생산 국산화'에 중점을 둔 부품국산화 정책의 방향을 '기술 국산화'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 센터장은 "그간 방사청의 업무 범주는 군수품 조달, 무기체계 획득, 방산종사업체 지원 등에 쏠려 있었다"며 "이제 방위산업 고도화를 위해 산업 육성 관점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원천기술 개발·축적, 유망기업 선정·육성, 산업 실태 조사·분석에 정책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방부품산업 육성을 위해선 현재 수입품을 대체한다는 관점의 생산 국산화 방식을 탈피해 기술 국산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 축적 및 글로벌 진출 촉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날 방산정책포럼에서는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 연구위원과 최기일 상지대학교 교수가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장 연구위원은 '신속시범획득사업 활성화를 통한 선도형 방위산업 추진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국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선진국 수준의 신속획득정책 마련 ▲현행 시범사업 제도화 및 참여업체 인센티브 부여 ▲신속시범사업 범위 확대 ▲사업 특성에 따라 무기회득절차와 신속획득사업 중 선택 가능하도록 제도화 등의 혁신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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