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09.27 14:07

대한상의 제조기업 300개사 조사…84%는 "재편되더라도 중국과의 거래는 확대·유지"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이 '글로벌 가치사슬(GVC)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 전망·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41.7%가 'GVC 변화를 체감'하고 있고 27.3%는 '변화를 예상한다'고 있다고 밝혔다.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31.0%인 것으로 집계됐다.

GVC 재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72.0%)이 꼽혔다. 이는 '중국 제조업 고도화'(16.9%), '미중 무역분쟁'(7.7%), '4차 산업혁명 가속화'(1.9%) 등 다른 GVC 재편요인을 크게 압도했다.

대한상의는 "그동안 중국의 경제성장, 보호무역 강화, 4차 산업혁명 등에 따라 GVC에 점진적 변화가 있다가 올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재편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GVC가 재편될 경우 긍정적 영향(6.5%)보다 부정적 영향(40.8%)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았다. 또 각 GVC 재편도 기회가 되기보다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응답 기업들이 재편요인을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중국 제조업 고도화(2.1점)와 코로나19 등 감염병(2.2점), 미중 무역분쟁(2.7점), 일본 수출규제(2.8점)는 모두 위기 요인으로 평가됐다.

다만 4차 산업혁명 가속화(3.1점)만 긍정적 기회 요인으로 인식됐다. 

상의 관계자는 "실제 우리나라는 GVC 의존도가 다른 주요국보다 높아 변화에 그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GVC가 재편되면 전방·후방 참여도가 모두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에 중간재를 판매하는 전방 참여도의 경우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41.1%로 확대 전망(18.1%)의 두배였다. 해외에서 중간재를 구입하는 후방 참여도 역시 축소 전망(34.7%)이 확대 전망(10.3%)을 앞섰다.

기업들이 GVC 재편에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25%가 '대응 중'이라고 밝혔으며 '대응 계획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34.0%였다. 구체 대응 방안은 '조달·판매처 다각화'(44.0%), '기술경쟁력 강화'(19.0%), '포트폴리오 확대 등 사업전환'(15.8%) 등으로 조사됐다.

GVC가 재편되더라도 중국과 거래는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기업과 거래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6%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과 거래를 유지하거나 확대한다는 응답이 84.3%에 달했다. 

'4차 산업혁명 등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기업 44%는 연구·개발 기술과 인력·자금 부족, 미래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전환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GVC 재편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과제로 R&D 지원 강화, 대·중소기업 상생 강화, 사업전환 지원 등을 요청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국의 신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까지 이어져 우리 기업들이 구축해온 GVC가 위협받고 있다"며 "GVC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산업을 튼튼하게 하는 과제가 밀도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