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10.04 13:10

11월 10일 엑스박스SX, 11월 12일 PS5 한국 출시…사전예약부터 완판 행진

플레이스테이션5(왼쪽)와 PS5 디지털에디션의 모습. (사진제공=SIE)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7년 만에 돌아왔다. 오는 11월, 콘솔 게임기 왕좌를 두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시리즈X(XBOX SX)'가 다시 정면충돌한다.

지난 9월 10일 MS는 엑스박스SX의 한국 출시 일자를 11월 10일로 확정했다. 이에 질세라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PS5의 출시 일자를 11월 12일로 골랐다. 고작 이틀 차이다. 두 게임기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콘솔게임의 지난해 시장 규모는 58조원에 이른다. 이 시장을 PS와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세 기기가 나누어 갖고 있다. 닌텐도가 소형 게임기 시장을 홀로 점유하고 있는 반면 PS와 엑스박스는 TV 등 비디오 기기에 연결해 즐긴다는 점에서 라이벌로 손꼽힌다.

이번 콘솔대전을 앞두고 한국 콘솔 시장도 꿈틀거린다. 그동안 '콘솔의 불모지'라 불렸던 한국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콘솔 게임 시장 매출은 2018년 기준 5285억원으로 매출액과 점유율 모두 전년보다 올랐다.

닌텐도의 국내 성장세도 기대감을 더 높인다. 닌텐도 국내유통사 대원미디어에 따르면 올 2분기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은 9만964대로 지난해보다 106% 증가했다. 게임 타이틀도 32만5545개가 팔리며 전년 대비 190%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올 3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인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에 SIE는 한국을 미국, 캐나다, 일본 등과 함께 7개 선출시 국가로 선정했다. 한국 게이머들은 응답이라도 하듯 지난 9월 18일 PS5에 이어 22일 엑스박스SX 사전판매를 모두 한 시간 만에 조기 종료시켰다.

이제 게이머들의 관심은 "어떤 콘솔 기기가 나을까"다. 여태까지는 파이널판타지, 몬스터헌터 등 독점 게임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뽐내온 PS가 시장을 선도했지만, 엑스박스 역시 색다른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며 이를 갈았다. 주요 비교 포인트는 두 가지. '성능'과 '독점 게임'이다.

엑스박스 시리즈X(왼쪽)와 엑스박스 시리즈S. (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성능·가격은 엑스박스 약간 우세

오랜만에 나오는 신제품인 만큼 두 기기 모두 사양 면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준비해왔다. 시장에서는 둘 다 초고화질 4K 영상을 지원하는 등 가격 대비 만족할 만하다는 평가다. 

비교를 해보자면 엑스박스SX는 CPU, 그래픽카드(GPU) 등에서 PS5에 약간 앞섰다. 두 기기 모두 AMD의 CPU와 GPU를 쓰지만 세부 사양에서 엑스박스가 낫다. 저장장치 크기도 엑스박스SX는 1TB, PS5는 825GB로 차이가 난다. 다만 저장장치의 속도는 PS5(5.5~9GB/s)가 엑스박스SX(2.4~4.8GB/s)보다 빠르다. 

이런 면에서 성능은 엑스박스SX가 낫다. 그러나 이는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엑스박스SX의 한국 출고가는 59만8000원이다. PS5는 62만8000원이다. 3만원 차이다. 두 기기 모두 디스크 드라이브를 뺀 염가 버전도 제공한다. PS5는 디지털 에디션을 49만8000원에 판다. 엑스박스SS는 39만8000원에 나온다.

디자인은 어떨까. 게임기가 작지 않은 만큼 디자인도 구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두 기기의 차이가 워낙 커 이는 취향의 영역으로 접어든다. PS5는 마치 코트 옷깃을 연상시키는 날렵한 모양새로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반면 엑스박스SX는 어디에 둬도 튀지 않는 네모반듯한 디자인이다.  

◆단단한 PS5 독점작의 벽

결국 게이머들의 관심사는 '독점작'이다. 시장에 나오는 콘솔 게임들은 대부분 하나의 기기에서만 돌아간다. 게임기는 게임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인 만큼 어떤 게임을 할 수 있냐가 무엇보다 중요한 척도로 작용한다.

아무래도 독점작은 여전히 PS5가 앞선다. SIE가 출시일과 함께 공개한 PS5 독점작은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16',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5', 워너 브라더스 게임스의 '호그와트 레거시',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의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등이다. 앞서 공개한 독점작으로는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이 있다. 파이널 판타지, 갓 오브 워를 비롯해 큰 인기를 끈 독점작 시리즈는 여전히 PS와 함께한다.

PS4의 게임 라인업을 한 번에 플레이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PS 플러스 콜렉션'도 공개됐다. 서비스 가입자는 PS4의 인기 게임 블러드본, 폴아웃4, 갓 오브 워, 몬스터 헌터: 월드, 페르소나 등을 묶어 PS5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일본 게임들이 주 플랫폼으로 PS를 선택하는 것도 이들 게임을 자주 찾는 한국 이용자에게는 매력적인 점이다.

◆구독 서비스로 공략하는 엑스박스

콘솔 기기 후발주자인 엑스박스는 독점 타이틀에서 다소 밀린다. 독점작 '헤일로 인피니트'가 내년으로 출시를 미루는 등 악재도 있어 여전히 PS쪽에 뒤진다는 것이 업계 다수의 의견이다.

이에 엑스박스가 찾은 돌파구는 '구독 서비스' 강화이다. MS는 지난 15일 SKT와 함께 구독형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을 정식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게임 타이틀 1개보다 낮은 값으로 여러 엑스박스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포르자 호라이즌4, 기어스5, 헤일로5 가디언스, 오리와 도깨비불, 검은사막 등 주요 게임들이 모두 포함된다. 올 연말부터는 피파 시리즈 등 'EA 플레이' 게임들도 더해진다. 가격은 월 1만6700원이다. 

게임패스 얼티밋 이용권에 엑스박스SX를 더한 '엑스박스 올 액세스'도 특징적인 서비스다. 올 11월 나오는 이 서비스는 클라우드 게임 이용권과 콘솔 기기 구독료로 24개월 약정 기준 월 3만9900원을 책정했다. 24개월이 지나면 게임기는 이용자 소유로 넘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MS는 최근 틱톡 인수 무산으로 생긴 여유 자금 가운데 75억달러(약 8조7400억원)를 폴아웃, 엘더스크롤 등 인기 게임을 보유한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에 썼다. 인수가 끝나면 MS 산하 게임사는 총 23개로 늘어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10년 후면 비디오게임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태세다"라며 "더 많은 게임업체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두 기기 가운데 무엇이 더 나은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꾸준히 강세를 이어온 PS5가 우세를 가져가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지만 공격적인 투자의 엑스박스가 언제 상황을 뒤집어도 이상하지 않다. 11월, 어떤 게임기가 왕좌를 차지할지, 그 성과는 어떨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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