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10.02 07:45

이통 3사, AR·VR 콘텐츠 마련 분주…정부, 문화포털 내 '집콕 문화생활' 운영

창덕ARirang 앳 홈을 집에서 구동한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창덕ARirang 앳 홈을 집에서 구동한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추석 명절이 찾아왔지만 여전한 코로나19로 고향가기를 포기하고 집콕을 선택하면서 다소 따분한 명절이 됐다.   

최근 추석에 한복을 차려입고 고궁 나들이를 가는 풍경은 진부하다고 여겨졌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하고 싶을 정도로 야외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ICT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직접 가지 않아도 고궁을 방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방구석에서 추석 느낌 물씬 풍기는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로 대면에서 비대면 사회로 급격히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세계 최초 5G 시대를 열었던 국내 이통 3사는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세계 어디서든 AR로 창덕궁 곳곳을 즐길 수 있는 ‘창덕ARirang 앳 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창덕궁은 지난 1405년 조선 3대 임금 태종이 세운 궁궐로 조선 전기에는 경복궁에 이어 제2의 궁궐 역할을 한 곳이다.

5G 스마트폰에서 창덕ARirang 앱을 실행한 뒤 창덕궁 금천교를 비추면 전설 속 동물 해치가 나타나 안내를 시작한다. 창덕궁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별로 안내한다.

관람객 출입이 제한된 후원 입구에 도착하면 문이 생기고 문에 발을 디디면 후원 주합루 2층으로 이동한다. 낙선재 안마당에서는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관람할 수 있다. 인정전 마당에 들어서면 AR 속 왕과 왕후와 함께 기념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낙선재에서는 AR 활쏘기, 숙장문에서는 AR 연날리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AR로 창덕궁을 즐긴 A씨는 “가본 적 없는 창덕궁을 이렇게나마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코로나 시국이 끝나면 직접 방문하고 싶다”는 평가를 남겼다.

덕수궁은 VR로 제공 중이다. VR기기를 착용하고 SKT 5GX VR 앱 ‘점프VR’에 접속하면 덕수궁관리소 주무관의 해설을 들으면서 360도로 덕수궁을 관람할 수 있다. 덕수궁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기존 현장 관람객들의 입장이 제한됐던 곳도 일부 공개하고 있다. 이에 사용자들은 중화전 내 고종 황제가 앉았던 자리를 체험하면서 천장에 있는 용무늬 장식을 자세히 살펴보거나 석조전 내 황제 침실에 놓인 영국제 가구를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다.

경복궁도 VR로 체험할 수 있다. KT의 개인형 VR 서비스인 ‘슈퍼VR’을 통해 경복궁을 8K VR로 즐길 수 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하지만 VR세계에서는 입국금지와 자가격리가 없다. 슈퍼VR에서 이탈리아와 몰디브 등 해외 유명 여행지를 배경으로 제작된 VR 명상 힐링콘텐츠 ‘캄앤이머스’로 해외여행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

SK텔레콤 청소년 모델이 점프 VR 앱을 활용해 덕수궁 석조전 접견실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 청소년 모델이 점프 VR 앱을 활용해 덕수궁 석조전 접견실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한편, 코로나 시국이 계속되면서 콘서트나 뮤지컬 등이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등 공연 문화도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모차르트!’를 AR 콘텐츠로 제작해 U+AR 앱에서 제공 중이다. 배우들의 주요 공연곡을 감상할 수 있는 ‘AR오르골 영상’과 배우들과 함께 사진 촬영이 가능한 ‘AR포토 스티커’로 구성됐으며 AR앱을 통해 구현되는 뮤지컬 배우들의 실사 기반 3D 콘텐츠는 360도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5G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을 360도 3D AR콘텐츠로 제공하는 ‘ARtist’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ARtist에서는 볼빨간 사춘기, 타이거JK, 창모 등 해당가수의 라이브 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정부도 코로나 확산에 맞춰 지난 3월 31일부터 전시영상과 스포츠 강습 등 29개 국공립 기관(57개 채널)이 제공하는 비대면 콘텐츠를 국민들이 집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문화포털’ 내 ‘집콕 문화생활’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포털을 통해 궁궐에서 즐기는 가을밤 퓨전국악공연 ‘가을밤 달빛공연’, ‘나무와 아이’ 등 어린이 공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국립현대미술관 인기전시 영상 관람 등을 즐길 수 있다.

U+AR앱 내 'ARtist' 코너에서 불빨간 사춘기 안지영이 노래하고 있다. (자료출처=U+AR 캡처)
U+AR앱 내 'ARtist' 코너에서 불빨간 사춘기 안지영이 노래하고 있다. (자료출처=U+AR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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