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10.01 07:45

화상 PT, 시공간 제약 없으면서 다소 싼 값 '인기'…헬스장 '코로나 타격' 해결책 부상

레드문의 회원이 집에서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운동 전문가로부터 개인 지도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레드문)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이제는 운동도 온라인으로 배울 수 있는 시대다. 헬스 트레이너와 실시간으로 양방향 소통을 하며 개인 지도를 받는 '화상 PT(Personal Training)'가 주목받고 있다.

추석에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쉬워 살이 찌기 마련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활동량이 줄어들어 이미 '확찐자(살이 급격하게 불어난 사람을 빗댄 신조어)'가 된 사람이 많다. 올해는 연휴 동안 지역 간 이동 제한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만큼 집에 머물면서 그동안 미뤘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순히 유튜브 등에 올라온 운동 영상을 보며 따라하는 기존의 홈트레이닝은 운동 실천율이 떨어져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에 문제가 발생한다. 틀린 자세를 고쳐주거나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운동 강도를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화상 PT는 약속한 시각에 전문가와 온라인으로 만나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약간의 강제성이 부과되며 세세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수업과 큰 차이가 없어 상당한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바쁜 일상에 쫓기는 직장인이나 육아로 인해 운동할 여건이 안되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레드문은 화상 PT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장으로 유명하며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입소문이 자자하다. 기자는 레드문을 직접 찾아 뉴스웍스 독자들이 궁금할 만한 점에 대해 물어봤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으로 중·장년층도 쉽게 접근…오프라인 PT보다 저렴

레드문의 화상 PT는 학교나 학원, 회사 등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이뤄진다. 줌은 스마트폰에 무료로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상대적으로 능숙하지 않은 중·장년층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화질과 오디오 품질이 다른 화상회의 플랫폼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헬스 트레이너가 보낸 링크만 클릭하면 스마트폰에서 화상 PT에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별다른 회원 가입이 필요없다. TV와 노트북, 태블릿PC 등에 연결하면 화면을 크게 볼 수도 있다. 

수업 준비물은 스마트폰 거치대와 무선이어폰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한다. 물론 운동 소도구(아령, 요가매트, 폼롤러 등)도 있으면 좋다. 수업은 주로 맨몸운동으로 진행되며, 시간은 1회 25분과 50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오프라인과 동일한 개인맞춤 식단을 제공한다.

(사진제공=pxhere)
화상 PT 준비물은 스마트폰 거치대와 무선이어폰, 운동 소도구(아령, 요가매트, 폼롤러 등)만 있으면 충분하다. (사진제공=pxhere)

화상 PT 체험권은 오프라인 헬스장을 방문할 필요없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1대1 문의가 가능하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1회당 가격은 25분 수업이 3만3000원, 50분 수업이 5만5000원이다. 레드문 측은 단순히 오프라인 PT와 1회 체험권 가격만 놓고 보면 1~2만원 정도 저렴하지만, 구매 횟수를 늘릴수록 할인폭도 커지기에 더욱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드문의 화상 PT는 상담부터 체험권의 구매, 개인맞춤 수업까지 모든 방식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운동을 배우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아예 없다.

여병두 레드문 바디 디렉터는 "한 회원은 해외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를 받는 와중에 답답한 나머지 화상 PT를 신청하기도 했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양방향 소통을 하며 운동을 배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본격 수업 전 점검 및 개인맞춤 프로그램 구성…중상급자 이상에겐 '비추천'

레드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올해 2월부터 화상 PT를 도입했다. 최초로 시작한 곳은 아니었다. 레드문에 따르면 2018년경에 한 헬스장이 처음으로 화상 PT를 시도했는데 그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며 망했다고 한다. 생소하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수요가 현저히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헬스장의 실패를 참고하면서 레드문은 도입 초기에 기존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수업을 실시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다. 서서히 노하우를 쌓으면서 화상 PT에 확신을 얻었고, 유료로 전환하며 자신 있게 회원들에게 수업받을 것을 제안했다. 현재는 지역 카페나 운동 모임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등록 문의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에게 알려준 노하우 중 하나는 바로 오리엔테이션이다. 레드문은 본격적인 화상 PT를 진행하기 며칠 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미리 화상회의 플랫폼 등을 점검하고 올바른 운동 처방을 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테스트를 통해서는 근육의 비대칭이나 골반 상태, 균형 감각 등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구성한다.

(사진=장진혁 기자)
여병두 레드문 바디 디렉터가 헬스장 한켠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화상 PT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장진혁 기자)

화상 PT는 고객뿐만 아니라 헬스장 입장에서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훌륭한 해결책으로 판단된다. 최근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2주 동안 헬스장 문을 열지 못했는데, 레드문은 오프라인 회원들에게 온라인 PT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며 매출 타격에서 그나마 벗어났다고 한다.

다만, 화상 PT는 운동 중상급자 이상에게는 운동 강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집에서는 헬스장처럼 다양한 종류의 운동 기구를 구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재활이나 다이어트 목적인 사람, 특히 타인의 시선을 받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운동하고 싶은 비만인에게 추천한다.

문세혁 레드문 대표는 향후 계획과 관련해 "대전 소방본부와 협약을 맺고 10월 5일부터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간 그룹 화상 PT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프로그램은 근지구력 강화, 재활치료, 정신건강 및 유연성 증진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소방공무원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시켜 현장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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