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9.28 18:24
아르메니아 국방부가 공개한 아제르바이잔 전차 격파 영상. (사진=아르메니아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국제사회는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양국의 분쟁지역인 '아르차흐 공화국(터키어로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충돌이 발발했다. 탱크와 전투기, 드론 등이 동원된 충돌로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적어도 23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어느 쪽이 먼저 공격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양측은 서로 보복을 다짐하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TV 연설에서 "오늘 아침 아르메니아 군대가 우리의 진지에 공격을 가했다"면서 "우리의 명분은 정의롭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쉬냔 총리도 대국민 연설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권위주의 정권이 다시 한번 전쟁을 선포했다"면서 "우리는 남캅카스에서 전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국제사회는 대화와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은 "양국의 군사충돌에 경악했다"며 휴전을 촉구했고, 러시아는 "군사적 충돌 확대를 막기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강조했고, 이란은 양측의 대화를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반면,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 개입을 시사했다.

한편, 옛 소련 시절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하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대다수였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설립하면서 나중에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1992∼1994년 전쟁을 벌였다.

그 결과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및 이와 인접한 아제르바이잔 영토 일부를 점령했다. 이에 따라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실효적으로 아르메니아가 지배하고 있다. 2017년 국민투표로 터키어에서 유래한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이름을 '아르차흐'로 바꿨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