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09.30 19:10

신한은행도 관련 상품 준비…이자 줄일 수 있지만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 감안해야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신용대출 붐이 일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863억원으로 8월말 124조3335억원 대비 2조6116억원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5대 시중은행의 9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난과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 청약을 하거나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 신용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이렇게 빚이 늘고 있는 가운데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대 초반까지 떨어지자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 

우리·농협·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지난 25일까지 우리·농협·하나은행을 통해 이뤄진 대환 대출만 총 3460건이며 그 금액은 2148억원에 달한다. 약 40영업일 동안 하루 평균 86.5건, 약 53억7000만원의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

은행들은 수요에 발맞춰 갈아타기 대출 전용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신용대출 취급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도 갈아타기 대출을 하려는 차주들이 이미 대출을 받은 우량 고객이라는 이점이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갈아타기 서비스인 ‘하나원큐 갈아타기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서류없이 스마트폰 앱에서 ‘3분대출 갈아타기’를 누르면 타행 신용대출 보유 내역을 조회해 최대 2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와 한도도 즉시 산출돼 ‘3분 컵라면 대출’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4일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갈아타기’를 출시했다. 최저 금리는 28일 기준 2.12%다. 연소득 2000만원 이상이면서 6개월 이상 재직중인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이다. 대출기간은 1년 만기 일시상환이며 최장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10일 모바일을 통해 다른 은행의 신용대출을 농협은행으로 바꿀 수 있는 ‘NH로 바꿈대출’을 출시했다. 스마트뱅킹 앱을 통해 여러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 내역, 대출 한도, 금리를 확인하고 신청하면 영업점 1회 방문으로 갈아탈 수 있다. 1년 이상 법인기업체 재직 중인 연소득 3000만원 이상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다. 한도는 최대 1억5000만원이며 금리는 최저 2.03%다. 대출기간은 1년이며 기한연장이 가능하다. 

현재 대환 상품이 없는 신한은행도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갈아타기 시 중도 상환 수수료와 인지세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용대출 중도 상환 수수료는 보통 대출 금액의 0.5% 수준이지만 만기를 일정기간 앞둔 상황이라면 이를 면제해주는 은행도 있다. 인지세는 대출 금액이 5000만~1억원일 경우 3만5000원, 1억~10억원 이하일 경우 7만5000원이다. 5000만원 이하는 인지세 부담이 없다.

한편, 추석 연휴 이후 은행권은 본격적으로 신용대출 적정 수준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지난 25일 신용·가계대출 현황과 관리 방안 등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급증에 대해 자율적 관리를 요구한데 따른 대책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10월 6일부터 주거래 직장인 대출 상품의 금리우대 조건을 강화하고 계좌 급여이체, 카드 결제실적 등에 따른 금리 우대율을 줄이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지난 29일부터 우대금리를 줄여 전체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1~0.15%포인트 높일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추석연휴 이후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0년 8월중 취급된 5대 시중은행 일반신용대출 신용등급별 금리현황. (자료=은행연합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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