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09.28 19:16

"일부 구조조정 기업, 수년간 적자인데도 연공서열 따라 거액 연봉 지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DB산업은행)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낡은 관습과 인프라가 개선돼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실기업 등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구조조정에 못지 않게 구조조정과 관련해 낡은 관습과 사회 인프라가 많이 개선돼야 한다"며 "이는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갈등의 요인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조정 추진에 있어 3대 원칙 하에 정부와 심도 깊은 협의를 거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추진해왔다"며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성상화 방안 마련'등 3대 원칙을 소개했다.

그는 "이해관계자와 채권단, 회사, 노조 등 모두가 엄중하게 고통을 분담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약속한 사항이 지켜져야 경영 정상화를 달성할 수 있다"며 "그러나 많이 목도했듯 몇몇 회사의 노조는 자구계획을 마련할 당시 사측이나 채권단과의 합의사항을 실현하지 않거나 현재 정세를 활용해 현재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예를 들어 '회사가 이익이 나면 임금인상을 논의토록 하자'고 합의해 놓고 적자가 계속되는 데도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파업을 결의한다던지, 무급휴직을 약속해 놓고 번복한다"며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경영정상화는 더욱 멀어져 조직구성원의 고통이 길어지고 회사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 있음을 깊이 헤아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한국GM의 노사 갈등을 언급하며 "미국 본사가 부평공장 문을 닫게 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어렵게 이루고 있는 정상화에 충격을 줄 수 있으니 원만하게 합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임단협이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다"며 임단협 다년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매년 교섭을 하려면 회사는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이 불가능하고 교섭 비용, 생산차질 등 비효율이 발생한다"며 "일단 결정되면 적어도 3~5년간 안정적으로 경영이 유지돼야 기업들이 회사경쟁력을 높이는데 매진할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호봉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구조조정 기업을 보면 수년간 적자 중임에도 연공서열에 따라 거액의 연봉 받는 사람이 있고 이들이 구조조정에 가장 심각하게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며 "'나는 5~7년 후에 퇴직하는데 왜 내가 양보하냐'는 논리의 세대간 갈등으로 구조조정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기업정상화 지연되거나 더 악화되는 상황도 목도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희생을 개인에게만 물릴게 아니라 충분한 사회안전망 갖추고 사회 전체가 고통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극한투쟁으로 구조조정을 막는 것도 사회안전망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과정에서 부실 기업이 안나올 수는 없으며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효율적으로 빨리 처리하느냐가 경제 전체 활력에 중요하다"며 "그 고통을 해당 기업에만 물릴 게 아니라 우리 모두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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