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6.04.08 15:37

"호남홀대론은 오해‥제 인생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

"호남 정신, 전국적으로 확장시켜 달라" 지지 호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열사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정계은퇴'와 '대선 불출마'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충장로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호남 지지층 이탈의 주요 요인이었던 '호남홀대론'에 대해서는 "당과 호남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이라며 오해를 거둬달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저의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다. 그러나 한 가지, 제가 가져갈 수 없는 짐이 있다"며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홀대' '호남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두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 말 만큼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이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모욕"이라며 "저와 당과 호남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해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달라"며 "호남이 손을 거둬들이지만 않는다면, 정권교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더민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호남 분들의 전폭적 지지를 밑거름 삼았던 제가, 여러분에게 한 번도 제대로 승리의 기쁨을 돌려드리지 못했다"며 "호남에 고립감과 상실감만 안겨드렸다.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고, 정권교체의 희망도 드리지 못했다. 얼마나 많은 실망을 하셨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에게 직접 야단을 맞고 질타를 듣기 위해서, 안된다는 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다. 늦어서 죄송하다"며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호되게 꾸짖어달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더민주에는 새롭고 유능한 인재들로 넘쳐난다"며 "이 유능한 인재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더민주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서 호남을 변방에 가두어두려는 분열적 정치인에 대한 물갈이를 원하는 호남 민심에 더민주는 호응했다"며 "더민주 후보들에게 기회를 달라. 호남의 정신과 열정을 한 지역에 가둬 두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장시켜 갈 인재들"이라며 시민들이 이들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총선 이후 시민들과 소통하며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전당대회를 통해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도 새롭게 선출된다"며 "저는 앞으로 당권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국회의원도 아닌 만큼,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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