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10.01 12:30

불법 판매 여부 집중 추궁 당할 전망…은행권 금융지주회장·은행장 국감 증인 명단서 전원 제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NH투자증권)

[뉴스웍스=이한익·이정훈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7일부터 3주간 진행된다. 올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대부분의 상임위별 국감 일정이 8일 안팎으로 예정된 반면 정무위원회 국감은 10일로 예정돼있다. 

줄소환이 예상됐던 은행권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들이 국감 증인 명단에서 전원 제외된 반면 대신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는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국감에서는 DLF 불완전판매 등 은행 과실이 있어 전 은행장이 나가기도 했지만 올해는 은행들이 사모펀드 손실과 관련해 선지급에 나섰고 환매 중단의 문제가 증권사에 있는 만큼 증권사 CEO들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등 각종 사모펀드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금융권을 뒤흔든 만큼 오는 12일 금융위원회, 13일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정무위 국감 최대 현안도 사모펀드 사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형배, 윤두현, 권은희 의원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증인으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를, 윤재옥 의원은 옵티머스펀드 판매의 불법여부에 대한 증인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를 출석토록 했다. 정무위는 라임펀드 피해자와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모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참고인으로 국정감사에 불렀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소환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판매 불법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를 받고 추궁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4327억원 어치를 판매한 최다 판매사로 지난 6월부터 환매가 중지됐다.

옵티머스펀드는 한국도로공사, LH공사 등 17개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알려지며 투자자들에게 이목을 끌었으나 실제로는 부실 부동산과 한계기업 등에 투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라임 펀드를 두 번째로 많이 팔았던 판매했던 대신증권은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총 1조원대를 판매했으며 이 중 기관을 제외한 일반투자자는 2000억원 규모다.

대신증권은 반포WM센터 한 지점에서만 대규모로 라임 펀드를 판매해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과의 유착 관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사기·불완전 판매 정황이 드러났으나 피해자들에게 아직 사과를 하지 않아 이와 관련해 국감에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라임 펀드 최다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옵티머스 펀드를 두 번째로 많이 판매한 한국투자증권은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두 회사는 사모펀드 논란과 관련해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3월 김병철 전 대표가 라임 사태로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현재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투자원금 전액 반환을 검토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초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직후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의 70%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지난 28일에는 20%를 추가로 선지급하겠다고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줄소환이 예상됐던 일부 회사들이 명단에서 빠지면서 '맹탕 국감'이란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국정감사장에서 5조6000억원의 피해를 양산한 금융사 대표들과 금융당국에 대한 강도 높은 책임추궁과 원상회복을 명해 주기 바란다"며 "특히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사 대표,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회장, 지성규 하나은행 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등은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참고인으로 참석한다. 최 연구원은 '뉴딜 금융, 반복되는 정책 지원으로 주주 피로감은 확대 중'이라는 보고서로 정부의 뉴딜펀드에 대해 비판적인 분석을 내놨다. 해당 보고서로 인해 청와대가 하나금융투자에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은행권 채용비리도 다뤄질 예정이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신한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김학문 금감원 인적자원개발실장을,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강성모 우리은행 부행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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