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제작사 NEW, ‘제2의 CJ’ 꿈꾼다
‘태양의 후예’ 제작사 NEW, ‘제2의 CJ’ 꿈꾼다
  • 이효영기자
  • 승인 2016.04.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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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 신드롬에 따른 최대 수혜주는 배우 송중기이겠지만 뒤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곳이 바로 제작사인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다.

특히 이번 태후 신드롬은 영화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NEW가 드라마 시장에 뛰어들면서 마케팅과 제작 능력을 십분 발휘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NEW는 2008년 설립돼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아직 10년도 채 안된 투자배급사다.

성공을 확신하고 투자했다 예상외로 흥행이 참패하는가 하면 여러번 엎어졌던 영화에 혹시나 하고 투자했다 대박이 나는 등 ‘로또’ 같은 영화판에서 수없이 많은 배급사들이 명멸하지만 NEW는 최근 몇 년새 ‘변호인’, ‘신세계’, ‘7번방의 선물’ 등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며 어느덧 국내 영화계에 CJ와 롯데에 이어 빅3 업체로 자리잡았다.

음악, 뮤지컬 등으로 서서히 활동 영역을 넓혀온 NEW는 이번에 드라마 시장에까지 안착한데 이어 지난 4일 신도림CGV를 인수하면서 극장 체인사업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는 NEW의 확장전략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NEW가 한국 콘텐츠 사업의 미래를 짊어질 ‘제2의 CJ’가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00% 사전제작’ 발상의 전환으로 국내 드라마 시장 바꿨다

NEW가 드라마 사업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영화 제작 방식을 드라마 제작에 접목시켜 시장 체질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태양의 후예’는 제작비가 너무 크고 배우 캐스팅도 여러 차례 뒤집히는 등 성사가 쉽지 않았으나 NEW를 만나면서 급속히 추진됐다고 한다. NEW가 제작비를 예상했던 300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줄이면서도 그리스 로케이션 촬영 등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규모는 유지하는 등 영화 제작 방식을 드라마에 적용했다는 것. 국내에서는 KBS와 손잡고 중국에서는 동영상사이트인 이이치이와 동시 방영하기로 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 역시 전세계 동시 개봉이라는 영화 마케팅을 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제작 방식이 가장 확실하게 접목된 것은 100% 사전제작 드라마라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는 새벽에 대본이 나오면 오전에 촬영하고 오후에 편집해 밤에 방송하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쪽대본’, ‘생방 제작’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이같은 불합리한 시스템이 유지되는 이유는 물론 시청률 때문이다. 사전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이를 선뜻 바꾸기 어려웠던 것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그때그때 대본에 반영해야 시청률이 오르고 그래야 광고 수입으로 연결된다는 불물률 때문이었다. 그동안 사전제작된 몇몇 드라마들이 완성도가 높고 작품성이 있어도 낮은 시청률로 끝나다 보니 사전제작 시스템을 기피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NEW의 김우택 대표도 ‘태후’를 제작하기로 한 후 주위에서 “회사 말아먹을 일 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NEW는 원래 영화를 만들던 업체인 만큼 영화를 만들던 사전제작 방식 그대로 드라마도 만드는 ‘돌직구 전략’이 주효했다. 또 영화에 투자할 때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드라마 역시 대본의 힘이 중요하다는 원칙에 충실했다. 그 결과 ‘태양의 후예’는 스토리가 받쳐주기만 한다면 100% 사전제작이 오히려 완성도를 높일 수 있으며 ‘사전제작 한류드라마=대박’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입증했다.

물론 '태후'가 100% 사전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규제 강화 때문이다. 중국의 방송 담당 정책부서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TV에만 적용하던 사전 심의제도를 올 1월부터 인터넷까지 확대 적용키로 한 것이다. 한국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되려면 방영 6개월 전부터 프로그램 계획을 받고 3개월 전에 심의를 받아야 했다. 국내 수요만으로는 수익성을 맞출 수 없어 해외 시장, 특히 중국을 고려해야 하는 국내 업계로서는 중국 정책에 발맞춰야 했다. 이같은 시장 변화를 읽은 NEW는 중국 내 불법 다운로드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한·중 동시방영을 기획해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촬영을 끝냈다.

중국의 정책 변화로 인해 해외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작 드라마들은 대부분 사전 제작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영애의 복귀작’으로 알려진 SBS ‘사임당, the Hersory’는 올 하반기 방영에 맞춰 현재 촬영중이며 김우빈, 수지 주연의 '함부로 애틋하게'도 지난해 11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오는 6월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후’ 제작비 이미 다 뽑고 2분기부터 진짜 수익 시작

김우택 총괄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드라마 시장은 이미 중국 일본 등 해외에 (영화보다) 폭넓게 열려 있기 때문에 구조만 잘 짜면 판권, 간접광고(PPL) 등으로 제작비를 충당하고 영화보다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제작비 130억원을 충분히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덤벼들었다는 얘기다.

13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는 방송 시작과 함께 이미 회수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KBS 방영권이 40억원(회당 2억5000만원), 중국 동영상플랫폼 아이치이에 선판매 48억원(회당 약 150만 위안· 약 3억원), 일본 판매 19억원, 간접광고(PPL) 30억원 등만 해도 제작비를 제외하고 7억원이 남는다. 특히 아이치이 판권료는 ‘별에서 온 그대’(회당 약 18만5000위안)의 8배에 달해 국내 드라마 판건료 최고가 기록을 가볍게 경신했다.

더욱이 진짜 수익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동시 방영되고 있지만 중국 케이블 TV와는 아직 판매계약이 맺어지지 않은 만큼 추가 판매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을 비롯해 32개국에 해외 수출 계약이 체결됐으며 국내 케이블 재방송권, VOD 및 OST 관련 수익, 리메이크 판권, 기타 부가수익 등까지 감안해야 한다. 이미 국내 케이블TV에서는 돌리기만 하면 태후 재방송이 쏟아지고 있고 국내 음원차트는 태후 OST가 장악했다. 이번주 프랑스 칸에서 열린 MIPTV 필름마켓에서도 해외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안타증권 박성호 연구원은 “NEW는 올 2분기부터 태양의 후예 관련 실적을 본격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NEW가 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엔터산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도 충분히 가능하다. 드라마 스토리로 영화 버전이나 뮤지컬 버전이 재탄생할 수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 리메이크 판권도 가능하다. 실제로 중국판 리메이크 제작 논의가 시작됐으며 NEW측에서는 “영화 버전 제작, 리메이크 등 다각도의 활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멀티플렉스 극장까지 인수 종합엔터기업 노린다

종합엔터테인먼트사를 향한 NEW의 행보가 거침없다. NEW는 지난 4일 프라임개발㈜로부터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판매동 11~14층 토지와 건물에 대한 자산을 300억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CGV가 운영하고 있는 영화관을 NEW가 인수한 것이다.

영화업계에서는 NEW가 멀티플렉스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꾸준히 돌았다. 김우택 NEW 총괄대표가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탄생시킨 주역이라는 점도 소문에 한몫했다.

어쨌든 소문으로만 돌던 ‘극장체인 NEW’가 현실화되면서 영화를 제작하는 콘텐츠 회사가 극장이라는 하드웨어까지 확보하게 됐으니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EW측은 “콘텐츠 유통사에서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극장 체인의 추가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극장가는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빅3의 시장점유율이 95% 이상이어서 당장 NEW의 진입이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합치게 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파급력이 커지 것으로 전망된다.

NEW는 뮤지컬 제작업계에서도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중이어서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덩치를 키우는 길을 차근차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관계자는 “NEW가 사업을 다각화해서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아우르는 파워플레이어가 되려는 것 같다”며 “극장사업에 진출하면 핵심 사이트를 통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창출 및 이익 기반 형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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