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4.08 16:56
정일선 현대BNG스틸 대표. <사진=현대BNG스틸 홈페이지>

현대가 3세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이 수행기사 '갑질 매뉴얼'은 물론 상습적으로 기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A4 140장에 달하는 수행기사 '갑질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방법 등 하루 일과가 상세하게 포함됐다. ▲모닝콜은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일어났다, 알았다"고 하면 더 이상 안해도 됨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중략)… 신문 깔고 서류가방은 2개의 포켓 주머니가 정면을 향하게 둠 ▲출발 30분 전부터 '빌라 내 현관 옆 기둥 뒤'에서 대기할 것 ▲(운동복) 세탁물을 '1시간 내' 배달하지 못할 경우 운행가능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등의 지시사항이 적혀있다는 것이다.

정일선 사장을 수행한 A씨는 "배드민턴에 관한 부분만 30장은 될 것"이라며 "매뉴얼에 '운동이 끝날 때쯤 지정된 위치에서 대기하다 배드민턴 채 주면 받아서 잽싸게 나른다'고 적혀 있다"고 말했다.

노컷뉴스는 A씨의 말을 인용해 "정 사장의 폭언과 폭행 탓에 하루하루는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정일선 사장이 권투를 해서 맞으면 정말 아프다"면서 "조인트 까이고(정강이 차이고) 많이 맞을 때는 2~30대씩 주먹으로 머리를 연속으로 맞았다"고 말했다.

노컷뉴스는 또 정 사장의 전 수행기사 B씨를 통해 "챙길 게 워낙 많다 보니 운동갈 때 머리띠나 양말 등을 하나씩 빠뜨릴 때가 있는데 그러면 난리가 난다"며 "이리 와, 이 X끼, 병신 X끼 이런 것도 안챙기냐, 그럼 운동 어떻게 해? X신아"라면서 정강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쳤다고 전했다.

노컷뉴스는 "이들은 정 사장이 지난해 9월 한 공중파 방송에서 재벌가 수행기사들의 폭로가 쏟아진 뒤부터 행동을 조심해 폭행만큼은 잦아들었다고 증언했다"면서도 "욕설과 인격비하 발언은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현대BNG스틸 측은 "2013년도에 한차례 때린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기사에게 사과했고 (기사도) 사과를 받아줬다"고 했다고 노컷뉴스측에 해명했다.

정일선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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