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0.06 11:54

왕이, 중국 내 정치 일정 등 이유로 방한 시기 이달 이후로 늦추겠다는 통보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WANG Yi)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제공=외교부)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WANG Yi)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외교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한이 잠정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달 중순께 방한을 준비 중이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한국행을 연기했다.

6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이달 중순께 왕 부장이 방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측이 자국 내 정치 일정 등을 이유로 방한 시기를 이달 이후로 늦추겠다는 통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이달 26~29일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가 예정돼 있다.

왕 부장은 방한과 함께 추진 중이던 방일 계획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담하고 스가 총리를 예방하는 방안을 일본 측과 조율중이었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계획이 연기된 것이 왕 부장의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왕 부장의 방한 계획을 두고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맞불성 동선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터였다. 

왕 부장 방한의 목적이 미중 갈등 속 한국 끌어안기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된 상황에서 왕 부장의 방한을 다급하게 추진해야 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4~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대화(Quad·쿼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7일 한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되면서 왕 부장도 방한 일정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왕 부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8월 이미 방한한 점을 감안하면 두 달 만에 중국의 고위급 외교 인사가 또 방한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실제로 왕 부장의 방한은 중국 쪽에서 더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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