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10.07 13:54

업계 최초로 제작 과정부터 사용자와 공유

네이버가 새로 공개한 '마루 부리' 글꼴. (사진제공=네이버)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네이버가 한글날을 앞두고 새로운 글꼴 '마루 부리' 1종을 7일 공개했다.

이번 글꼴은 명조체 돌기가 새의 부리를 닮은 데 착안해 순우리말로 '마루 부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루 부리는 굵기 대비가 적고 단순한 구조다. 부리 모양이 작고 단정해 가로쓰기에 최적화됐다. 윗선 돌기는 가지런하고 가로로 평평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측은 "마루 부리 글꼴은 소설, 시와 같은 감성적인 문학 글, 신뢰감이 필요하고 묵직한 정보 글 등에 어울린다"며 "진중하고 신뢰감 있는 글꼴 인상이 정보가 주는 무게감을 이해하는데 더 적합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명조체(부리 글꼴)는 궁체 가운데 해서체를 인쇄용 활자에 맞게 정리한 글꼴이다. 신문, 잡지, 동화책 같은 인쇄 매체에 주로 쓰이지만 해상도와 렌더링 등 기술 문제로 디지털 화면에서는 자주 쓰이지 않았다. 

네이버는 오늘날 디지털 화면용 한글꼴의 대부분이 고딕체(민부리 글꼴)에 편중된 점에 주목해 지난 2018년부터 명조 글꼴을 개발하고자 '마루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마루는 한글꼴의 현대적 원형을 잇는 줄기라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이번에 공개한 글꼴에 대한 사용자 의견을 받아 네이버는 내년에 '마루 부리' 글꼴 5종을 모두 공개하고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완성된 글꼴을 공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글꼴 제작 과정부터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건 업계 처음이다. 

이 글꼴은 네이버 캠페인 '한글한글 아름답게'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1월부터는 네이버 스마트에디터, 네이버 시리즈 앱 노블 뷰어에도 적용된다. 

안상수 마루 프로젝트 디렉터는 "세월에 따라 유행과 입맛이 바뀌듯 한글꼴도 새로운 감각을 원하기 마련이다"라며 "마루 부리 글꼴은 단조로운 화면용 글꼴 환경에 대한 요구로 나왔다"고 말했다.

네이버 한글 캠페인 관계자는 "글꼴 제작 현황을 모두 공개하며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첫 글꼴인 만큼 앞으로도 화면용 한글꼴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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