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10.07 16:49

조승래 의원 "권포유착·네이버 국회농단, 심각한 발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정감사장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 방송 캡처)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여야 의원들이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장에서 네이버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감정이 격해지며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그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주도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국회의원 연구단체를 사전에 기획한 정황이 있다"며 인기협이 참여한 '디지털경제혁신연구 포럼' 관련 문건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인기협이 포럼 출범 전에 이미 대표 선임과 운영 계획을 세워놨다. 네이버의 국회 농단 의혹을 진상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의 이해진 총수는 국감 증인 채택도 안 된다. 방탄국회다"며 앞서 여러 번 주장한 이해진 네이버 국제투자책임자(GIO)의 증인 채택 여부도 걸고넘어졌다.

이에 이 포럼의 공동대표이자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윤 의원은 "네이버가 국회의원을 사주한다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동료 의원까지 매도하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민간 기업이 여야 의원을 휘둘러 포럼을 만들고 국회를 접수하려 했다는 게 말이 되나. 의원들이 다 허수아비인가.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은 "윤영찬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포럼이 인기협 계획에 모두 맞춰 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런 계획을 일개 협회가 구성했다"며 주장을 이어갔다. 두 의원은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고 맞부딪치며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잠시 큰 소리로 자기 의견을 냈다.

여야 간사들도 해당 언쟁에 참여했다. 우선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가 주도하는 인기협이 이런 일을 했다는 이야기 같다"라며 "(윤영찬 의원이) 네이버 관련해서는 부사장까지 해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정치공세는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켜야 할 선은 있다"며 "의원들이 바깥에 있는 협회와 의원 연구 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무수히 많다. 동료 의원들을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논의가 길어질 낌새를 보이자 이원욱 과방위원장이 나서 논쟁을 중단시키고 문제 발언 속기록을 확인할 것을 요청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얼마 후 본질문이 끝난 뒤에 해당 발언 관련해 다시 이야기가 나오자 이 위원장은 녹화된 VOD를 보고 사과와 삭제 여부 등을 협의할 시간을 갖자며 감사를 30분여 중단시켰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정감사장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 방송 캡처)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정감사장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 방송 캡처)

조승래 의원은 임시 중단 후 돌아와 "VOD로 발언을 확인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권포유착, 네이버의 국회농단 등 심각한 발언이 있었다. 해당 포럼에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등 모든 정당들의 3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오히려 국민의힘 의원들이 포럼에 더 많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의원들이 특정 회사의 사주를 받아 속아 넘어간 의원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말이다"라며 "국회의원 스스로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것에 대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중 의원은 "정치하다 보면 말이 심해지기도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금 과한 측면은 있지만 문맥을 보면 실제 그런 내용이 아니다. 정말 잘해보자는 내용이다. 큰 뜻으로 받아달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논쟁을 벌였던 두 의원도 발언에 나섰다. 윤영찬 의원은 "박대출 의원 말이 충격적이었다"며 "개인 문제가 아니다. 의원 전부에 대한 문제다. 이 문제에 있어 반드시 사과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공격했다.

박대출 의원은 "동료 의원을 인신공격한 적은 없다. 폄훼하려는 의도도, 그런 발언도 없었다"라며 "네이버가 주도한 인기협의 문건에 대해 정치적 주장을 한 것이다"라고 재차 말했다.

현재 해당 포럼 공동대표인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상상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박대출 의원의 발언은 정치적 입장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박대출 의원의 발언이 모욕적이지는 않았다"라고 의견을 보탰다.

이어 야당의원들이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들어오라 해' 사건을 가져오자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서로 고성이 오가며 논쟁이 이어졌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