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0.08 15:42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현재 한글은 문화 콘텐츠란 날개를 달고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이래 가장 높은 위상을 누리고 있다. 

소비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국내외 브랜드의 한글 마케팅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주방 용품 브랜드 해피콜은 우리 부엌에서 일본어식 표현을 몰아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흔히 쓰는 계란후라이, 후라이팬이란 단어에서 ‘후라이’는 영어 프라이(Fry)의 일본식 표기다. 편수냄비, 양수냄비의 ‘편수’와 ‘양수’도 일본어다. 

해피콜은 제품명 등 고객이 접하는 모든 요소에서 프라이팬이란 표준어 표기를 준수하고 있다. 편수냄비∙양수냄비 대신 한손냄비와 양손냄비란 단어를 쓰며 소비자가 한글 표현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리사이클 리버시블 다운’ 한글날 에디션을 출시했다. 

브랜드 로고를 한글 ‘케이투’로 표현하고, 옷 곳곳에 한글 디자인을 입혔다. K2는 롯데백화점과 협업으로 만든 한글날 에디션을 롯데백화점에서 단독 판매한다.

아모레퍼시픽은 고유 글꼴을 개발해 대중에 공유하는 기업 가운데에서도 선두 주자로 꼽힌다. 

지난 9월 초,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고유의 글꼴인 ‘아리따’ 개발 이야기를 담은 책 ‘아리따 글꼴 여정’을 출간했다. 책에는 안상수 등 글꼴 디자이너의 이야기와 지난 16년 간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아리따 돋움’, ‘아리따 부리’ 등 글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해외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한글을 껴안고 있다.

2019년 ‘그냥 해’로 화제를 모았던 나이키는 지난 9월 국내 패션 브랜드 카시나와 협업해 ‘덩크 카시나’를 출시했다. 

부산에서 탄생해 서울로 진출한 브랜드 카시나의 이야기를 제품 디자인에 담아냈다. 제품 정면에서 발등을 덮어주는 부분에 한글로 카시나를 적어 한글 사랑을 뽐냈다.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은 매년 봄 꽃을 주제로 한 ‘블로썸 컬렉션’을 선보이는데 올 봄 ‘2020 블로썸 컬렉션’에서는 서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유자 코롱’과 ‘워터릴리 코롱’ 두 가지로 이중 ‘유자 코롱’은 해외 브랜드에서 주로 쓰는 유자의 일본어 표기 ‘유즈’가 아니라, 한국어 표기인 ‘유자’를 그대로 사용해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펩시콜라는 지난 4월, 한국의 문화에 주목하며 ‘대한민국 컬처 에디션’을 내놓았다. 

여기서도 한글은 사신도, 풍물놀이, 탈춤 등과 함께 우리 문화를 상징물로 한 자리를 잡았다. 기쁨, 건강, 행복, 우정 등 좋은 뜻의 단어가 한국어 고유의 조형미를 뽐내며 콜라 캔의 일러스트를 장식했다.

해피콜 관계자는 "한글에 자부심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 기업이나 브랜드도 우리말에 더 주목하는 것 같다"며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어 앞으로도 기업들의 한글 껴안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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