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0.12 12:18

류마티스학회 조사, 생물학적 치료제로 염증수치 낮아져도 통증 지속 환자 20% 넘어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생물학적제제의 등장으로 류마티스질환의 활성도를 낮추는데는 어느정도 성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 이에 대한 치료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대한류마티스학회가 12일 ‘세계 관절염의 날’을 맞이해 류마티스관절염과 관련한 KOBIO 데이터 분석결과에서 나타났다. KOBIO(Korean College of Rheumatology Biologics & Targeted therapy Registry)는 류마티스학회가 2012년부터 생물학적제제 및 경구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와 강직척추염, 건선관절염 환자 데이터를 수집·발표하는 생물학적제제 등록사업이다.

류마티스학회는 2012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등록사업에 참여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2379명의 처방 및 치료 현황 데이터를 토대로 질병활성도(DAS28-ESR로 평가)와 통증의 상관관계 등을 살폈다.

그 결과, 기존의 고식적 항류마티스약제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어 생물학적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극심한 통증(통증에 대한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가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52.6%였다.

조사팀은 이들 환자에 대해 생물학적제제 및 경구표적치료제를 투여하고 1년 뒤 질병 활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류마티스 질환이 개선되는 질병 활성도가 크게 떨어진 환자가 56.5%에 이르렀다.

문제는 류마티스의 질병 활성도가 낮아지더라도 통증이 계속 지속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치료시작 후 1년경과 시점에서 혈액 염증수치를 포함한 질병활성도가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통증(10점 만점 중 4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 비율이 21.5%로 나타났다. 이는 증상 조절을 위한 좀더 다른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조사팀은 또 치료 후 질병 활성도가 낮아졌음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통증은 류마티스관절염을 오래 앓은 기혼자에게 많이 나타났고, 신경학적 질환이나 내분비계 질환, 신장질환, 정신질환 등을 동반한 환자 비율이 높았다.

조사를 총괄하는 보라매병원 류마티스내과 신기철 교수는 “새로운 약물이 등장하면서 목표 관해율은 좋아지고 있지만 삶의 질을 좌우하는 통증을 없애는 것이 쉽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학회 차원에서 통증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류마관절염은 매년 2만50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발병 후 2년 이내에 뼈 및 관절손상을 유발하는 골미란이 일어날 확률이 약 60~70%에 달한다.

류마티스학회 김태환 이사장은 “류마티스 질환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 치료하면 관절 손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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