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10.18 13:05

기존 최고가 TV보다 2배 비싸…1년 9개월여 만에 출시 앞두고 벤틀리와 초호화 마케팅 펼쳐

(사진제공=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화면을 둥글게 말거나 펼 수 있는 TV인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이달 중 본격 출시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대형·프리미엄 TV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새로운 폼팩터(외형)가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가 돌돌 마는 롤러블 TV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올레드가 지닌 강점 때문이다. 올레드는 소자가 직접 빛을 내 백라이트가 없어도 된다. 두께를 얇게 하거나 휘는 정도를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유연하게 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극대화해 세상에 없던 신제품을 내놓았다.

롤러블 TV는 그간 불가능했던 사용자 경험을 제시한다. TV를 시청할 때만 화면을 펼쳐주고 시청하지 않을 때에는 본체 속으로 화면을 말아 넣어 오디오처럼 보인다.

TV를 벽 쪽에 두지 않아도 돼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일례로 유리창 앞에 두고 평상시에는 전망을 즐기다가 원할 때만 화면을 펼쳐 TV를 시청할 수 있다. 평소 TV를 두지 않았던 곳에 둬도 무리가 없다. 노출 화면 크기를 조절해 65인치 전체 화면을 시청할 수 있는 '풀 뷰', 화면 일부만 노출되는 '라인 뷰', 화면이 완전히 내려간 '제로 뷰' 등을 구현한다.

외관에는 리얼 알루미늄을, 스피커에는 명품 패브릭 브랜드 크바드라트 원단을 적용해 클래식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희소가치 등을 '시그니처 올레드 R'이 갖는 상징성으로 내세우며 VVIP 고객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최고가 TV보다 2배 비싸…패널 공급 확대하며 1년 9개월여 만에 출시

LG전자의 '시그니처 올레드 R'은 높은 가격으로 화두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TV 한 대당 1억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현재 LG전자 TV 중 최고가 제품은 '시그니처 8K 올레드 88인치 TV'로 가격은 5000만원이다. 신제품은 기존 최고가 제품보다 2배 비싼 것이다. 주요 수요처는 VVIP 자산가들과 최고급 호텔 등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브랜드를 고급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초고가 정책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의 낙수 효과를 기대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대중화보다는 기술력과 혁신을 알리는 상징적인 프리미엄 제품으로 알려 나갈 방침이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시그니처 올레드 R' 출시를 암시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사진제공=LG전자)

당초 LG전자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 롤러블 TV를 처음 공개한 뒤 그해 말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형 올레드 패널을 독점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공급에 한계가 있던 탓인지 지연됐고 결국 1년 9개월여 만에 출시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양산 돌입은 올해 7월에 이뤄졌다. 원판 글래스 기준 월 6만장 규모의 광저우 공장이 양산에 돌입함에 따라 기존 파주에서 생산 중인 월 7만장 규모의 양산 능력에 더해 월 13만장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광저우 공장은 신규 공장으로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갖춰 초대형 및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한층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VVIP 고객 초청 행사에 벤틀리 차량과 공동 전시…"초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LG전자는 '시그니처 올레드 R'이 자사 최고가 제품인 만큼 일반 TV와는 다른 초호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4일부터 엿새간 서울 중구 소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호텔 3층 야외공간 남산 테라스에서 VVIP 고객을 초청해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소개하는 프라이빗 행사를 연다. 초청 고객을 대상으로만 진행되며, 전 일정의 예약이 조기에 마감됐을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는 이 행사에서 벤틀리 컨티넨탈 GT 차량과 '시그니처 올레드 R'을 공동 전시한다. 벤틀리는 영국에 본사를 둔 럭셔리카 제조회사로, 컨티넨탈 GT의 가격은 약 3억원 정도다.

회사 측은 두 제품의 주요 수요층이 브랜드의 최고 가치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LG전자)
모델들이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호텔에 전시된 '시그니처 올레드 R'와 벤틀리 컨티넨탈 GT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롤러블 TV 출시를 앞두고 업계의 관심은 시장 안착 여부에 쏠린다. 세계 최초로 폼팩터 혁신을 보여준 제품이지만 가격대가 워낙 높아 대중적 수요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가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진행한 것도 이를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초청 고객이 행사기간 '시그니처 올레드 R' 구매를 신청하면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하며, 모든 참석 고객에게 특별 기념품을 증정한다. 신제품은 수제작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대기 LG전자 한국HE마케팅담당 상무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이 제시하는 초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많은 고객들과 나눌 기회를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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