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0.16 21:25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 최인화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코로나19의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후각장애가 꼽힌다. 하지만 후각장애의 원인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일반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물론 알레르기 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등 다양하게 많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클리닉은 최근 후각장애 환자를 위한 치료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에 들어갔다. 클리닉을 개설한 최인화 교수에게 후각장애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후각장애는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등 후각기능이 상실된 것을 말한다. 보통 후각뿐 아니라 미각에도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이 떨어진다.

최근엔 코로나19 뿐 아니라 환경오염과 면역질환인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하면서 후각장애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실제 해외 경증·중증코로나19 환자의 85.6%에서 후각장애를 호소했다. 또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에 의한 후각장애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외에도 우울증과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등 정신과질환 역시 후각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각장애는 대부분 원인질환이 치료되면 냄새 맡는 기능도 돌아온다. 하지만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때 한방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비염·부비동염·감기가 원인이면 한방 치료가 효과적이다. 후각세포의 회복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며, 치료반응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

후각장애는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필수과정이다.

원인이 밝혀지면 해당 질환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순서다. 부비동염 질환이 원인인 경우, 주로 경구 및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며, 필요에 따라 비중격 교정술과 같은 수술이 고려된다. 하지만 약물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바이러스 감염이나 두부외상이 원인일 때는 예후가 별로 좋지 않아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또 원인질환을 치료한 후에도 후각장애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한방치료는 이처럼 후각장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염·부비동염·감기가 원인일 때, 또 스테로이드 치료 후 호전이 없을 때 고려한다.

후각장애의 한방치료는 이미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 지난해 최인화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후각장애는 자연경과일 경우, 1년 후 30%에서만 기능을 회복하지만, 한방치료를 받으면 3개월 내외에서 기능이 좋아진다.

한방치료는 한약과 뜸·침, 또 후각 재활치료를 통해 후각상피 세포의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후각신경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 원리다.

먼저 코내시경이나 부비동엑스레이 촬영, 후각인지검사를 통해 후각장애 원인을 파악한다. 한약과 코 주변의 침 및 뜸치료는 코점막의 부종을 완화시키고, 부비동의 환기를 개선해 준다. 또 후각신경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항염증 효과가 있는 황련해독탕 증류액을 비강 내에 점적하기도 한다. 후각세포가 분포된 영역을 자극해 기능회복을 촉진해 주는 것이다.

후각 재활훈련도 제공된다. 후각 재활훈련을 통한 효과 역시 임상연구로 입증됐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본인이 좋아하는 향으로 후각 재활훈련을 실시한 결과, 후각개선 효과가 뚜렷이 나타난 것으로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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