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10.20 11:00
(자료출처=박광온 의원실)
(자료출처=박광온 의원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시중 17개 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57%가 기존 거래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자본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들에게 기술력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기술금융이 무늬만 기술금융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연합회의 ‘기술금융 실적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2020년 7월 기준 기술금융 공급 규모는 245조3506억원으로 2017년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기술금융의 양적 성장에도 질적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은 평균 56.7%로 나타났다.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이 98.8%인 은행은 물론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이 70% 이상인 은행도 5곳이나 됐다.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초기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금융 제도가 이미 은행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존 거래기업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기술력만으로 담보나 보증 없이 신용대출을 해 준 비중은 평균 30.4%에 불과했다. 69.6%는 담보·보증 대출이었다.

기술대출이 아닌 담보·보증 대출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63.9%에서 2018년 64.5%, 2019년 68.2%, 2020년 7월 69.6%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신용대출 비중은 2017년말 36.1%에서 2020년 7월 30.4%로 하락했다.

박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실적이 공개되는 양적 규모를 늘리는데 급급해 무늬만 기술금융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창업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술금융 평가 방식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