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10.21 17:52

역대 최장 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으로 배추와 무, 고춧가루 등 김장재료 가격 상승

(자료제공=한국물가정보)
(자료제공=한국물가정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연이은 기상 악재로 김장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금 김장하면 4인 가족 기준 약 4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최근 시세로 4인 가족이 겨우내 먹을 김장(배추 20포기 기준)을 하게 된다면 대형마트는 약 40만원, 전통시장은 약 39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젓갈류와 생강을 제외한 전 품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배추는 긴 장마에 일조량 부족 등 생육 여건이 좋지 않아 평년보다 상품성이 떨어짐에도 9월 초까지 11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가격대가 높이 형성돼있다.

배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넓어 시간이 지날수록 수확되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배추는 45일 정도 키운 수분 함량이 높은 배추이지만 김장용 배추는 70~80일 정도 키운 수분이 빠진 배추를 사용하는데 올해는 김장 적정 시기로 예상되는 11월 중순이면 속이 차고 수분이 빠진 김장용 배추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돼 현 시세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10월 중순인 현재 배추 1포기당 가격은 7000원, 무는 개당 3000원, 총각무는 1단에 4000원이다.

올해는 주재료인 채소류뿐만 아니라 부재료인 양념류 가격도 많이 올라 전체 김장비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생육 여건 탓에 생산량이 적어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 가운데 김장 양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춧가루는 이들 품목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 건고추 비축물량도 부족해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금도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새우젓과 멸치액젓의 경우 올해 젓새우와 멸치 어획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 해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축제와 행사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오히려 수요 부족 현상이 생겨 예년과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올해는 워낙 추위가 빨리 찾아와 김장을 서두르려는 가정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추와 무 등 채소 가격이 안정되는 11월 중순 이후부터 김장 준비를 하는 것이 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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