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0.23 13:24

WHO "실효성 없다" 임상시험 결과와 대조적…미국에서 5일 치료비 3120달러 달해

렘데시비르 (사진=길리어드사이언스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웍스=고종관·전다윗 기자]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효과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보건당국은 이 치료제에 대한 지속 사용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은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결과와 관련, "제품 허가사항에 따라 의료진의 판단 아래 투여하는 것이 지속 권고된다"고 23일 밝혔다. 식약처는 "정확한 WHO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렘데시비르 사용을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WHO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기간을 줄이거나 사망을 막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30개국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조군과의 광범위한 조사결과여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해당 연구 결과는 학술논문 게재 절차상의 동료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질병청은 WHO 발표내용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받은 결과, 투여시기와 중증도별 하위군 분석 등 추가적인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추후 WHO 임상시험에 대한 최종 결과가 발표되면 시험에 등록된 대상 환자, 시험을 실시한 지역 의료 환경, 시험 방법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을 비롯해 해외 규제당국과 논의를 진행할 예정보건당국은 대상환자나 시험실시 지역의 의료환경 등 시험방법과 결과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최종 결과가 발표되면 해외 규제당국과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지난 7월 24일부터 보조산소가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 등에 한하여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가 주도한 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NIAID는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기간을 렘데시비르가 줄여준다고 판단했다. 렘데시비르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치료기간을 5일 단축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봤다. 또 미국, 유럽,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렘데시비르의 사용을 승인했다는 점도 참고했다.

공교롭게도 렘데시비르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사용을 승인을 받았다. FDA는 “여러 임상시험 자료를 평가한 결과, 몸무게 40㎏ 이상 성인과 12세 이상 청소년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정식약물로 허가한다”고 결정했다. 따라서 WHO의 연구결과가 피어리뷰(동료심사)를 거쳐 최종 학술지에 실리기까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렘데시비르 사용이 승인된다고 해도 높은 가격 때문에 처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이 약을 ‘비클러리’라는 상표로 판매할 예정이며, 미국에서 5일 치료비가 3120달러(약 37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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