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숙영 기자
  • 입력 2020.10.23 14:18

'선풍기 죽음' 허구성 입증…'갈렝바레 증후군' 공포 따라 의심환자 급증했지만 의사의 과잉진단"

지난 6월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가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의학채널 비온 뒤 유튜브 영상 캡처)

[뉴스웍스=이숙영 기자] 지난 22일 밤 11시 독감 접종 후 사망자가 28명을 기록한 가운데,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가 개인 블로그에 "작금의 백신사태는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일 뿐 백신이 위험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백신을 맞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22일 개인 블로그에 '독감 예방접종 받으시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서 교수는 글 서두에 자신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미리 밝히며,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정부의 입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는 과거 '선풍기 죽음(Fan death)'의 공포가 한국에서 유행했던 것을 사례로 들어 '독감백신 공포'를 설명했다.  

선풍기 죽음은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속설이다. 과거 개인 질환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사망한 사망자들의 죽음이 선풍기와 관련 있는 것처럼 언론에서 보도한 후, 선풍기 죽음에 대한 공포는 전국민적으로 번졌다. 

당시 서 교수는 "선풍기 죽음이 허구라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가 칠백 개가 넘는 댓글로 비난받았으나 시간이 좀 지난 지금은 선풍기 죽음을 믿는 이는 거의 없다"면서 결국 이 속설은 "허구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독감백신 사태도 다르지 않다"면서 독감백신이 제대로 보관되지 않았다는 보도로 백신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상태에서 "정해진 수명이 거기까지였을 분들"도 백신 사망자로 기사화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백신이 사망자들의 죽음을 앞당겼다고 볼 근거는 별로 없다"고 말하며 "올해 81세에 췌장암에서 막 벗어나신 제 어머니도 독감백신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또 서 교수는 1976년 미국에서 독감백신 부작용인 '갈렝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에 걸린 환자가 나왔다고 언론에 보도된 이후 갈랑바레 증후군 의심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진단받은 증후군 환자의 상당수는 오진이었음이 나중에서야 밝혀졌는데, 서 교수는 "길렝바레에 대한 공포가 의사들에게 선입견을 심어줘 과잉진단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독감백신 공포 또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글을 마무리하며 "백신이 위험하다는 증거는 아직 없으며, 그런데도 의협이 잠정적으로 백신접종을 중단하자고 하는 건 그(독감백신) 공포를 잠재울 목적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백신 접종 중단 기간중에도 사람들은 목숨을 잃을 것"이라며 "사망할 게 무섭다고 백신을 안 맞는다면 원래 예정된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독감으로 죽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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